작년말 이어 올해 초 개입 파문
일부 직원, 윗선 지시사실 폭로
공사, 감사서 드러나 징계 조치
"관련자 엄벌을" 자성 목소리도

안산도시공사의 간부급 직원들이 또다시 채용비리에 연루돼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안산도시공사 직원 등에 따르면 올해 초 도시공사 내부에서 '기간제·단기 직원 불법채용리스트(사전합격자 채용명부)'가 나돌았다.

일부 직원은 간부직원이 특정 인물 채용을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해당 문건을 보면 간부직원인 A씨와 B씨가 사전에 선정한것으로 보이는 응시자 16명의 이름이 적혀있다.

특히 면접담당자가 이들의 측근임을 알도록 응시자 이름 옆에 특정 표시를 했다.

연루된 A씨와 B씨는 인사 등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업무와 업체선정 등 시설물 관리를 책임지는 업무를 각각 맡고 있다.

안산도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실제 채용리스트 명단에 적힌 응시자 합격여부를 파악해보니 상당수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의혹이 커지자 안산도시공사는 4월 '기간제·단기 직원 채용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자체 감사를 했다.

조사결과 A씨와 B씨가 직원 채용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감사 담당 부서는 징계 조치했다.

도시공사 간부 직원이 부정채용에 연루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앞서 도시공사는 지난해 12월 지역 눈썰매장 운영에 앞서 약 2개월 간 근무할 운영직원을 채용키로 하고 공고를 냈다.

채용규모는 안전관리, 매표 담당, 주차 도우미 등 모두 23명이다.

이 과정에서 간부급 직원이 자녀 채용을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안산도시공사는 올해 1월 '2017년~2018년 단기 직원 채용 과정'을 감사했다.

그 결과 임직원 자녀·지인들을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채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A씨 등 직원 18명이 무더기로 훈계 처분을 받았다.

당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도시공사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산도시공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감사원 감사에서 간부직원이 부정채용 한 사실이 적발돼 이미지 타격을 받았는데 이번에 또 이같은 일 벌어졌다"며 "관련자들을 엄격히 처벌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안산도시공사 홍보팀 관계자는 "감사와 관련된 사항은 비공개로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일보는 A씨와 B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과 문자를 남겼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안산도시공사는 2013년 한 간부급 직원이 인사청탁을 받고 15명의 신규 채용을 지시한 행위가 감사원으로부터 적발된 바 있다.

/김현우·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