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등 고가물품 500개
입찰 마감 임박 금액 신경전
손에 땀 쥐고 혹시나 기대감
낙찰 발표땐 숨죽이듯 조용
작년까지 4회 걸쳐 8억 징수
▲ 12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 동산 공매'에서 참가자들이 벤틀리 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5000만원으로 공매에 나온 이 차량은 7779만원에 낙찰됐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공매번호 1번 벤틀리 콘티넨털 GT 차량 7779만원에 낙찰됐습니다! 땅!"

12일 오전 수원컨벤션센터 3층 컨벤션홀에서 공개 매각에 나온 벤틀리 차량이 낙찰되자 여기저기에서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컨벤션홀 내부 전체를 둘러싼 공매현장에는 샤넬, 뤼이뷔통 등 명품가방과 귀금속, 골프용품 등 고가의 물품 약 500개가 가격대 별로 진열돼 있었다.

홀 중앙에 벤틀리 차량은 단연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10시부터 시작된 공모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1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명품가방 앞에 서성이던 한 남성은 가방을 한번 들어 봐달라며 요청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늘어선 공매 물품들을 꼼꼼히 따져 보더니 신중하게 진열대 앞 박스에 금액을 적은 종이를 넣었다.

공모 마감 시간인 12시가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혹시나 본인이 적은 가격을 누가 볼까 긴장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심사가 끝나고 2시부터 발표가 시작되자 홀은 숨죽은 듯 조용했다.

혹시나 내가 당첨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손에 땀을 쥐었다.

발표는 3시30분까지 진행됐지만 대다수가 자리를 뜨지 않고 결과를 지켜봤다.

이날은 경기도와 시흥시가 고액 체납자의 세금 징수를 위해 공개 매각에 나선 날이다.

공매번호 1호이자 최고 고가를 자랑하는 벤틀리 차량은 23명의 입찰자 가운데 수입차 전문매매업체에 낙찰됐다.

벤틀리 매각을 위한 입찰은 인터넷 자동차 공매사이트인 '오토마트'를 통해 전자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흥시 관계자는 "벤틀리의 원소유주가 시흥시에 지방소득세 5000만원을 1년 이상 체납했고 국세를 포함해 다른 기관 세금도 여러 건 체납한 상태여서 차량 매각 대금은 법이 정한 배당 순서에 따라 기관별로 배분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뤄진 체납자 압류 동산 공매는 경기도가 2015년부터 전국 최초로 실시했으며 작년까지 4회에 걸쳐 약 2000여점을 공개 매각해 8억원의 체납액을 징수했다.

/이경훈 기자·김도희 수습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