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수칙도 요원도 없는 '황포돛배'
구명조끼 한 명도 안입어
구석 비치 "착용의무 아냐"
헝가리 '침몰비극' 그때뿐

국내 선박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비극에도, 공공기관을 비롯해 '안전'에 관심이 없다.

사고 대비 노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6일 오후 2시쯤 여주 강변유원지 황포돛배 선착장 앞. 관람객 70여명이 배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강변유원지를 시작으로 신륵사→영릉→여주시청 남한강변 5㎞ 운항하는 황포돛배를 타기 위해서다.

이 돛배는 여주시가 2016년 6억원을 들여 제작한 92인승(25t급)유람선이다.

운영도 여주시에서 한다. 한 해에만 1만명 이상이 탄다.

"구명조끼와 구명동의는 선실 안쪽과 외부에 비치돼 있습니다.하지만 선박법상 착용 의무는 아닙니다"

20분쯤 후 출발 신호와 함께 안내방송이 나왔다.

사고 시 대응요령, 구명조끼 착용시범 등 안전수칙 안내는 전혀 없다.

구명조끼는 눈에 띄지 않는 배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선착장을 출발한 지 5분쯤. 승객중 단 한명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

승객 대부분은 좌우로 흔들리는 배 난간에 기대 사진을 찍었고, 스피커 노래소리에 맞춰 신나게 춤추는 이들도 있다.

어린 아이들이 배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이를 제지하는 안전요원은 없었다.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로 구명조끼 착용 등 수상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황포돛배는 여전히 안전에 무감각한 모습을 보였다.

승객 김모씨(56·서울)는 "헝가리 사고때문에 구명조끼를 입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입지 않았다"며 " '설마 사고가 나겠냐'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그런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유선 및 도선사업법'에는 5t 이하의 선박 중 관할청이 지정한 선박에 대해서만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