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트로트 역사 지운 인천과 '요요미'
[썰물밀물] 트로트 역사 지운 인천과 '요요미'
  • 김형수
  • 승인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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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논설실장

우리나라 가요사를 집대성한 작곡가 김점도 선생의 인천 '한국가요사박물관'이 문을 닫은 지도 15년이 흘렀다. 그가 수만 개에 이르는 책자, 레코드판 등을 경기 용인시 신나라레코드 가요연구소로 옮긴 건 2003년이었다. 1998년 인천예총이 지원해 인천수봉공원 문화회관에 마련한 한국 가요 역사박물관이었다고는 하지만 기능은 자료 보관 수준에 머물렀다는 게 더 현실적인 시각일 것이다.

그가 소장했던 LP만 해도 1만여장이었으니 인천은 한국 대중음악의 주류였던 트로트의 명불허전을 잃은 셈이다. 고전음악이 더 가치 있는 지식으로 인식되고, 음악교육의 중추를 형성하지만 일상사는 사실 대중음악 속에 흐르고 있다. 대중음악의 대표 장르로 이어져 온 트로트는 인생의 희로애락뿐만 아니라 시대상을 담아내기도 한다.


지난 군부 독재 시대에서 금지된 노래들도 많다. 노래인생 60년을 맞은 이미자의 히트곡에도 한동안 부를 수 없었던 금지곡들이 있다. '동백아가씨'는 왜색 창법이라는 이유가 붙었었다. 트로트가 일제강점기 엔카의 영향을 받은 대중가요 장르이고 보면 이미자는 역시 '트로트의 여왕'임에 틀림없다. '쿵짝 쿵짝' '뽕짝 뽕짝' 기본 박자를 기준으로 사랑과 이별, 눈물의 인간사를 담아내는 것이 트로트이다.

'뽕짝'으로 비하하던 국민의 음악, 나이든 기성세대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트로트가 최근 열풍이다. K-Pop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행하는 시대에서 2030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종편 예능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줄은 그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시대를 넘나든 트로트의 자료들이 인천에 둥지를 잃어 안타깝다. 문화예술에 대한 인천의 식견이 부족했던 탓일까. 번듯한 미술관 하나 없는 인천의 현실에 자성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2년 전 인천시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인천 문화예술인 발굴 사업이 구호에 그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당시 인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이 아직 유효한 것인지 의문이다. '인천 예술인 재조명 시리즈 기본계획'에 따라 연차적으로 음악·문학·미술 분야의 예술인들을 발굴해 아카이빙 하겠다는 구상이 공허한 현실이다. '지역 예술인들을 발굴해 인천의 문화예술 가치를 재발견하고 위상을 정립하겠다'던 의지는 공염불인가.
요즘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20대 트로트 가수 '요요미'가 밀리언 유튜버로 뜬다고 한다. 그녀도 미래 인천의 문화예술 자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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