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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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超) 격차 공항'으로 만들겠다."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장, 서울지방항공청장, 항공정책관, 항공정책실장 등을 맡아 동북아 항공중심지 전략 기획과 미래성장산업 육성 추진을 담당했던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취임 각오로 초격차 공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작년 공항 이용객 6800만명 달해
인근 지역에 상업·비즈니스·주거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 설득력↑

공항경제권 에어시티 완성 포부
인천 지역사회와 함께 조성 계획
민간인 무비자 정책 필요성 지적

2023년 1억명 여객 시대 대비
4단계 조기 완료·MRO 조성 시급

타협할 수 없는 가치 '안전'
사장 직속 '안전부서' 배치 추진
직원들과 함께 공항 발전 매진


대한민국 관문 인천국제공항에 공항경제권 구축을 위한 변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여객이 연 평균 10% 가까이 급증하는 추세에 발 맞춰 '하늘길' 확대를 위한 제2터미널 확장과 4활주로 신설, 항공정비(MRO) 등 항공인프라 확충 등 이슈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超) 격차 공항'으로 만들겠다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제8대 구본환 신임 사장을 인천일보가 만났다.

구본환 사장은 공항·항공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전문가 답게 "글로벌 교역과 항공·관광·물류·스마트 융합경제권을 구현하는 '3세대 공항'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영종도, 송도, 강화도 등 인천지역을 아우르는 '인천공항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인천공항경제권 조성을 통한 신(新)성장 거점 확보'를 위해 ▲비즈니스 허브 ▲첨단산업 허브 ▲항공지원 허브 ▲물류관광 허브를 조성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지역주민이 체감하는 생활밀착형 사회적 가치 확대를 강조하면서 '사람중심'의 가치를 바탕으로 인천공항 종사자의 고용안정, 근무환경 개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내놨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인천공항은 4단계 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오는 2023년까지 연간 1억명 이상의 여객이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고 세계 유수 공항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초 격차 공항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정책 핵심기획가로 동북아 항공중심지 전략 기획, 미래성장산업 육성 추진을 이끌었던 구본환 사장의 해법은 어떠할까?


▲3세대 개념에 걸맞은 인천공항 만들겠다

구본환 사장은 "공항의 기능이 1세대 여객·화물운송에서 2세대 배후지역 개발을 거쳐 경제활동 중심의 '3세대 개념'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면서 "영종·용유 전역을 대상으로 첨단산업·MICE·항공물류 등 연관산업 집적·허브화에 인프라·제도지원이 맞물리면 국가경제 신 성장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공항경제권, Air City는 인천에서 완성시키는 개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2018년 기준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국내·외 항공 여객만 6800만명에 달한다. 인천공항 인근에 무역, 금융, 항공 등의 다국적 기업을 집중 유치하고 배후 상업지역·비즈니스 주거서비스 개발을 통해 연관 산업생태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유럽의 허브인 네덜란드의 경우 암스테르담에만 3400여개 외국기업이, 스키폴 공항지역에는 500여개 기업이 위치해 있다. 공항 인접성의 장점을 극대화한 복합리조트, 컨벤션 센터 등 대규모 환대(Hospitality) 시설을 연계한 글로벌 MICE 산업 육성에 대해 그는 홍콩의 'Asiaworld-Expo'(전문 MICE지구)나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Gateway Garden'(복합상업지구)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개방성 높이고 넓어지는 하늘길 대비해야

구본환 사장은 대한민국의 개방성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영종국제도시만이라도 민간인 비자면제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사장은 "급증하는 국제 항공 여객수요에 대처하고 인천국제공항 주변에 대한 개발을 촉진해 'Air City'와 같은 공항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동북아 경쟁도시 국제공항과 최소한 싸울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며 "민간인 비자면제(무비자)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기업 사장으로서 국가정책에 대해 언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감안한다면 구 사장의 제안은 파격적으로 들린다.

경기지역에서 시작돼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을 지핀 수도권 제3공항 필요성도 화두가 되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공항들은 지역 대표 허브공항에 위성공항들로 체제를 구축해 몸집 키우기에 돌입한 상태다.

무비자정책, 제3공항 신설 필요성 등의 담론은 세계적인 항공 수요와 국제 항공 여객 증가세에 기반하고 있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대한민국을 통한 국제 항공 여객은 연 평균 10% 가까이 성장중이다. 당장 올해 한중항공회담에 이은 운수권 배분을 통해 국적항공사의 여객노선수가 기존 57개에서 66개로 대폭 증가했다.

한중노선은 사드 배치 이후 다소 줄긴 했지만 2016년 1985만명이 이용했던 황금노선이다. 늘어나는 노선 상당수는 인천공항이 담당해야 한다.

이어 동남아노선은 물론 유럽의 주요 국가와 항공회담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국제선 여객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를 최소치만 반영하더라도 2023년에는 1억명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는 "2023년 1억명 시대에 대비한 4단계 사업에 발맞춰 항공정비단지(MRO) 클러스터 조성이 시급한 과제다. 제2여객터미널 서북측 항공정비단지에 35만평 규모의 MRO 부지를 확보해 기체, 엔진 등 항공기 정비 및 개조, 부품물류, 정비인력 양성을 포괄하는 고부가가치 창출형 MRO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4단계 조기 완료나 MRO 단지 확대 등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국제 여객 증가에 대비한 항공 인프라 구축 방안에 대해서는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안전이 우선이다" 원칙 다 잡겠다.
국내 최고 선망기업으로 자리잡은 인천국제공항공사

23일 제1여객터미널에서는 인천공항 무인열차 화재와 수하물처리시스템 장애 발생을 가상한 대규모 위기대응 훈련이 진행됐다. 취임 한 달 동안 대규모 위기대응훈련만 수차례 진행됐으며 구 사장은 비상대책본부에서 골든타임내 상황전파, 화재진압·인명구조 등 상주기관 협업과 지휘·통제에 직접 나서고 있다.

그는 청년층이 꼽은 국내 최고 선망기업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리잡기까지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부터 치하했다. "순환근무 등으로 전문성을 쌓기 힘든 공조직에 비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 이래 전문성을 갖춘 조직구성원들이 세계 1위 공항이라는 자부심으로 오늘날의 인천국제공항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가 바로 안전이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을 구현하기 위해 사장 직속에 안전부서를 배치하겠다. 이는 곧 혁신성장과 미래도약, 상생협력이라는 신경영전략의 원칙이 될 것이다"며 "인천지역사회와 함께 공항경제권을 만들어 가고, 인천공항의 발전이 대한민국 항공산업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 이를 기반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超) 격차 공항'을 우리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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