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칼럼] 상위 0.1%와 조화로운 사회
[주민칼럼] 상위 0.1%와 조화로운 사회
  • 인천일보
  • 승인 201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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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송도소식지 주민기자·시인


잘 사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경제가 발달한 선진국으로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은 더 심화될 거라고 한다. 잘 사는 것이 경제적 사회적 지위로 평가되는 추세가 계속되는 한 사회 문제도 더 커갈 거라는 전망은 심각한 부작용도 암시한다. 사람들의 의식이 전환되고 지도층의 서번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중요한 덕목으로 각인되어 공존의 가치와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인기 드라마 '스카이 캐슬'은 최고시청률 23%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 드라마에는 대한민국 상위 0.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쥔 그들만의 세계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경제적 지위나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인간이 과연 행복한 것인지 반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드라마였다. 그들의 일상은 상승을 위한 전투였고 비극이 함께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 캐슬에는 학력고사 전국 1등, 대를 이어오는 S대 의대교수, 개천에서 용이 난 S대 법대 교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학생 등이 모여 산다. 대학입시를 향해 보통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설정되고 전개됐다. S대 의대를 지망하는 고등학생 과외를 위해 3년간 수십억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입시전문 코디를 고용했다. 우리네가 깜짝 놀랄 세상을 보여준 것이다. 입시코디는 공부뿐만 아니라 학생의 모든 것을 관리한다. 생활기록부에 넣을 봉사활동, 차로 데려오고 데려다 주는 로드매니저 역할도 담당한다. 건강을 챙겨야 한다며 수험생을 위한 음식 리스트까지 부모에게 제공해 준다. 심지어는 학생 개인의 일상 점검과 심리 상담자 역할도 수행하며 마인드 강화를 위해 명상 훈련까지 시행한다. 부모와는 개별적으로 접촉하여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협조사항을 지시하며 피드백까지 감행하며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그런데 코디의 철저한 개인 케어가 문제를 낳았다. 학생의 가치관 형성과 인간관계는 물론 인격까지 지배하면서 비극을 초래한다. 코디는 학습효과의 극대화를 표방하며 합격을 위한 필요악의 블랙홀을 만들고 합리화 한다. 그들에게는 S대 의대 합격이라는 공동의 숙원사업이 있다. 합격만 하면 된다는 신념에 불타게 만들어 가족과 주변을 가차 없이 배척하게 만든다. 경쟁심은 기본이고 심지어 증오하는 마음까지 갖게 한다. 픽션의 드라마지만 교육 현장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이면을 무겁게 받아들이게 됐다. 잘 사는 것의 기준이 무엇인지, 개인은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며 사회는 어떤 가치를 심어주어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송도에 살면서 교육인프라가 좋다는 주민들의 자평을 들었다. 입시를 위한 무조건적인 질주가 아니라 문화와 교양과 인격을 함양하는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경제보다 준법정신과 인격, 문화적 가치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선진국을 가늠하는 잣대로 삼는다고 한다. 교육의 바람직한 지향점과 가치의 재창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회적 리더들은 인류와 사회를 위한 가치관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상위 0.1%임을 자랑하기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웃과 사회를 배려하고 함께 잘 사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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