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한 마리도 발견 안돼
환경단체 "감옥 불과한 빈방"

환경부와 수원시가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의 보존을 위해 조성한 '인공서식처'에서 수년 째 서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22일 수원시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환경단체가 2015년 부터 매년 조사한 결과, 2016년 이후 수원 일월저수지 '수원청개구리 인공서식지'에서 청개구리가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는 인공으로 조성한 서식처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로는 넓은 습지가 적합한데, 인공서식처 규모는 1200㎡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서식처 규모가 넓지 않으면 천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공서식처 둘레에는 저수지와 차도로 둘러싸여 청개구리들이 천적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돼 있다.

앞서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가 2013년 도심과 도로, 강, 논, 밭, 숲, 습지 등 7개 군으로 분류해 탐사한 결과, 수원청개구리는 논 면적 비율이 높은 곳에서 발견된 바 있다.

또 '인위로 만든 서식처의 한계점'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장 교수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어서 비가 오면 흙이 무너지면서 물웅덩이가 사라져 환경이 변한다"며 "처음 1년 정도는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이후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환경단체는 이를 근거로 인공서식처는 '수원청개구리의 감옥'에 불과한 '실패작'으로 결론지었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은 "인공서식처를 조성할 때 적정성 여부를 놓고 반대 의견이 있었는데 결국 수원청개구리가 버티지 못했다"며 "매년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개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원시 관계자는 "인공서식처 환경이 수원청개구리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은 인정한다"며 "수원청개구리가 육안으로 발견하기 어려워 모니터링을 지속해 청개구리 생존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청개구리는 지난 1980년 일본 학자 구라모토 미스루가 수원에서 처음 발견한 이후 한국 일부지역에서만 존재하는 희귀종으로 알려졌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