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민의 영화 읽기] 영화는 '스승'이다
[윤세민의 영화 읽기] 영화는 '스승'이다
  • 인천일보
  • 승인 20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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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평론가
▲ 죽은시인의 사회.

우리에게 '스승'이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5월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스승'을 주인공으로 한 고전이자 수작인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스승 영화'의 고전

(1967년, 영국, 제임스 클라벨 감독)은 <언제나 마음은 태양>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스승 영화'의 고전이다. 런던 빈민촌의 한 고교, 생활고에 찌들어 교육에 대해서는 통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 학생들은 하나같이 반항아요 말썽꾼들, 그런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방관적인 교사들, 그런 틈바구니 속에 아프리카 출신 흑인 임시 교사로 부임한 마크 태커리(시드니 포이티어 분)는 온갖 조롱과 모욕, 시비 속에서도 고군분투 하며 참 교육을 펼친다.
우선 교사의 권위는 잊고 아이들에게 성인 대우를 해주면서 서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존중하도록 한다. 또 판에 박힌 교과서 교육 대신 인생, 죽음, 결혼, 사랑 등 친밀하지만 어려운 주제들에 대한 진솔한 토론 교육을 이끌어 나간다. 마침내 아이들은 불신과 비하의 벽을 무너뜨리고 성큼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마크 역시 원하던 통신기사 일자리 대신 새로 입학하는 철부지 반항아들을 위해 계속 교사로 남는다. 시드니 포이티어의 인생 연기와 직접 학생으로 분했던 가수 룰루(Lulu)의 서정적이면서도 청아한 주제곡은 놓쳐선 안될 이 영화의 백미다. 오늘의 시각으론 대단히 전형적인 내용과 형식이지만, 이후의 수많은 '스승 영화'의 교본이 되었음은 당연하다.

'스승 영화'의 수작 -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1989년, 미국, 피터 위어 감독)는 '스승 영화'의 수작이다. "전통, 명예, 규율, 최고" 4대 원칙의 명문 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운 국어교사로 키팅(로빈 윌리암스 분)이 부임해 온다. 키팅은 학교 기준에 맞지 않는 파격적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 학교 선배이기도 한 키팅은 자기를 "오! 캡틴! 마이 캡틴!"(월트 휘트먼의 시 제목)이라고 부르게 하며, 옛 선배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카르페 디엠'(라틴어: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너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라") 정신을 불어넣어 준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강의하는 듯 싶더니, 갑자기 쓰레기 같은 이론이라면서 교과서의 해당 페이지를 찢어버리게도 한다. 또한 교탁에 올라서서 세상을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라고 강조한다. 학생들은 독특한 그의 수업 방식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끌리게 된다.
그러던 중, 학생들은 오래전 키팅이 학창시절 활동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라는 고전문학클럽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되고, 자신들도 그 클럽 활동을 하며 진정한 삶에 눈뜨게 되면서 자신들의 꿈을 일구기 위해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나간다. 하지만 의사가 되길 원했던 한 부모가 아들을 강제로 군사학교로 보내려 하면서 그 학생이 자살하는 비극이 발생한다. 결국 자기 자식들의 이익만 생각하는 부모들과 책임회피에 혈안이 된 학교 측의 공작으로 키팅은 모든 책임을 지고 학교를 떠나게 된다. 키팅이 떠나는 날, 그 대신 수업을 맡게 된 놀란 교장의 경고 속에서도 학생들은 자기들에게 진정한 교육을 선사했던 스승을 위해 하나 둘 책상을 밟고 올라서서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 영화는 전형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스토리텔링이 주목을 받는다. 더불어 로빈 윌리엄스와 에단 호크의 연기도 돋보인다. 키팅 선생님 역의 로빈 윌리엄스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순수 소년 토드 역의 에단 호크는 이 영화를 통해 청춘 스타로 발돋움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언뜻 '죽은 교육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안에도 마크와 키팅 같은, 눈에 띄진 않아도 보석 같은 스승이 존재하고 또 버텨주고 있다고 믿고 싶다. 위 두 편의 영화를 그런 스승에게 바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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