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2000년 연도 인식오류에서 발생하는 정보처리 혼란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에 대해 전세계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시각인 2000년 1월1일 0시가 12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 우리에겐 아직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밀레니엄버그 또는 Y2K라 불려지는 「2000년 표기문제」는 대다수 컴퓨터가 연도 네자리중 마지막 두자리만 표기해 인식하도록 설계됨으로써 2000년대와 1900년대를 구분, 인식하지 못해 발생하는 컴퓨터의 장애나 오류문제를 말한다.

 컴퓨터나 마이크로칩 내장기기가 정부나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과 가정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데다 컴퓨터시스템이 상호 밀접하게 연계 운영되고 있어 어느 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최근 아시아, 러시아, 중남미 등의 경제위기와 상승작용을 일으켜 세계경제의 불안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2000년 문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프로그램이 나올 것으로 보고 안이하게 대처하는 경향이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완벽하게 퇴치하는 소프트웨어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미국과 같은 대국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의 수많은 전문가들을 데려가는 것도 그만큼 「2000년 문제」해결에 어려움이 많다는 증거다.

 「2000년 문제」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로서 완벽하게 대응했다고 선언한 경우에도 장애발생 가능성은 내재하게 된다. 다만 지진, 태풍 등의 자연재해와는 달리 그 발생시기가 예정돼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하게 대응할 경우 피해축소는 가능하다.

 우리정부도 지난 4월 민관합동의 「컴퓨터 2000년문제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사회적으로 파급영향이 큰 10대 분야를 선정해 적극 대처하고 있으나 민간기업체의 경우 이 문제에 대한 대응실적이 저조하거나 인식이 아예 없어 시급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2000년 문제」는 해결과정이 복잡한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해결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을 착안해 이제 기업경영자가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