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이전부지에 공원·평생교육원 검토
일신·부개동 "말도 없이 옮겨? … 결사 반대"

제3보급단이 떠나는 땅을 놓고 인천 부평구가 도시농업 공원, 평생교육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3보급단과 예비군 훈련장이 옮겨질 일신·부개 지역에선 주민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부평구는 군부대 이전 전담팀(TF)를 꾸려 부지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구는 지난달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TF 회의를 2차례 열어 시설 수요를 파악했다. 대상 부지는 산곡동 3보급단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군기지의 경우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등을 통해 활용안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올 초 인천시와 국방부가 맺은 군부대 재배치 협약으로 이전이 확정된 3보급단 면적은 85만6000㎡에 이른다. 축구장 122개 크기로, 캠프마켓 반환 구역(44만㎡)보다도 2배 정도 넓다.

구가 전 부서를 대상으로 받은 활용안에는 도시농업 공원, 평생교육원, 문화·체육 시설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이달 중순 3차 회의를 통해 구체화할 활용 계획을 시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3보급단과 예비군 훈련장이 기존 군부대로 통합되는 일신동·부개동 민심은 들끓고 있다. 지역 주민 100여명은 이날 오후 일신동 수도군수지원단 앞에 모여 '군부대 이전 결사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인천시청·부평구청 등지에서 매주 집회를 열고, 서명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군부대 인근 아파트에 사는 이옥자(60·일신동)씨는 "젊은층이 많이 살고 초등학교도 있는 동네인데 헬기 소음과 총소리 때문에 아기를 재울 수 없을 정도"라며 "10여년 전 이사 올 때 민원이 빗발치자 군 관계자가 부대가 옮겨지고 공원이 될 거라고 했던 약속도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김종팔(62) 일신동 주민자치위원도 "군부대가 떠나는 산곡동은 잔칫집 분위기인데 일신·부개 주민에겐 한 마디 설명도 없었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군부대 이전 TF에서 일신동·부개동 주민 요구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이들 지역 민원을 시에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