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아침 최저 기온이 3도까지 떨어졌던 3일 오후 12시쯤. 남동구 한 소아과 대기실엔 부모 손을 잡은 유아와 어린이 환자들로 가득했다. 이날 오전, 오후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이었는데도 하나같이 마스크 행렬이었다.

초등학생 자녀가 지난밤부터 고열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다는 김연정(36·남동구)씨는 "유치원 다니는 둘째가 며칠 전에 A형 독감(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고, 이번엔 큰 애가 열이 나 왔더니 역시 독감이었다"며 "첫째 말로는 학교에서도 독감 때문에 결석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는데, 집에서 옮은 건지 밖에서 옮은 건지 가늠이 안 된다"고 말했다.

새 학기를 맞은 초등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독감 발병이 늘고 있다. 지역 의료기관이나 학부모 얘길 들어보면 요즘 A형, B형 할 거 없이 인플루엔자 환자가 계속되는 추세다.
이날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주 독감 예방 준수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3월 말 접어들면서 전국에서 인플루엔자가 확산 중이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인천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실 손잡이와 책상 등을 닦고, 학생들에게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있다"며 "독감 확진 진단을 받은 학생은 결석을 유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3일 교감단 회의에서도 다시 한번 독감 예방 중요성을 알렸다"며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해 구체적인 환자 현황파악 등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다음에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에서도 감소하던 인플루엔자 환자가 3월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분석센터 자료를 보면 3월 넷째 주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발생이 의사 1000명당 환자 비율로 봤을 때 20.3명으로 유행 수준이다.
올해 독감 발생 의심은 2월 마지막 주에 의사 1000명당 환자 8명으로 감소 분위기였다가 3월 들어 8.3명, 둘째 주 9.1명으로 점차 오르더니 월 말엔 20.3명까지 뛴 것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환 교수는 "우선 열이 날 때는 무조건 집에서 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미리 하고 올바른 손씻기와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원진·이순민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