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 살해 사건
5억원 중 2억5000만원
경찰, 공범 인터폴 수배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피의자의 모친이 아들과 중국 동포 공범 3명이 범행 현장에서 챙긴 5억원 중 절반 가량을 경찰에 자진출석해 제출했다.

경찰은 달아난 공범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인터폴에 이들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할 방침이다.

21일 안양동안경찰서와 피의자 김모(34)씨 측에 따르면 구속된 피의자 김모(34)씨의 어머니 A씨는 이날 오전 안양동안서에 스스로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A씨는 경찰에 2억5000만원 가량을 제출하며 "아들이 범행 후 집으로 가져왔다.

돈은 여동생 차에 뒀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 검거 당시 그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돈을 발견하진 못했다.

A씨는 아들이 가지고 온 돈을 보관하고 있다고 최근 김씨의 변호사에게 털어놨고, 변호사가 설득해 이날 자진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이번 범행과 관련한 아들의 행적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지난 20일 김씨가 인터넷으로 고용한 중국동포 공범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다.

공범 3명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후 11시51분쯤 중국 칭다오로 출국, 사실상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특정 국가가 해외로 도피한 중요 범죄 용의자의 체포를 해당 국가에 긴급 요청하는 것으로 체포영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중국 공안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면 국제사법공조를 거쳐 국내로 송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공범 3명에 대한 범행 당일 행적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오후 6시10분쯤 범행 현장에서 빠져나와 택시로 자신들이 함께 거주했던 인천으로 이동해 짐을 꾸린 뒤 항공권 3매를 예약하고 다시 택시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거주지 관리인에게 전화해 월세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피의자 김씨는 경찰에서 "자신이 아닌 공범들이 이씨의 아버지를 둔기로 내리치고 이씨의 어머니 목을 졸랐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