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만 인천 수산자원연구소장

 

'인천 수산업이 위기'라는 말에 '공감 한다' 혹은 '그렇지 않다'라며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연근해와 원양어업이 갈수록 무분별한 남획과 해양환경 변화에 따라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수긍할 것이다.
인천은 우리나라 특·광역시 중 가장 넓은 면적(1063㎢)이며, 서해바다는 인천시 면적의 60~70배에 달할 정도로 넓은 해수면을 차지한다. 과거 인천은 우리나라 수산자원과 경제를 책임지는 중요한 지역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1960년대 연평도의 조기파시와 2000년 이전의 꽃게잡이다.

서해 5도 연평도는 조기철이 되면, 해류를 타고 조기를 잡기 위해 황해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의 배들이 몰려들어 제일 큰 파시가 형성됐다. 구한말 기록에 의하면 연평바다에는 전국에서 큰 물고기를 잡는 중선배가 무려 300여척이 몰려왔고, 일제말기에는 1000여척이 집중됐다는 기록과 함께 당시 사진을 보더라도 실로 엄청난 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연평도 조기는 전라도 칠산 앞바다 조기보다 씨알이 굵고 튼실했다. 이는 조기가 동중국해를 출발하여 흑산도, 위도를 거쳐 연평도 근해까지 계속 성장하면서 북상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조기가 거의 사라졌다. 올해 우리 수산자원연구소는 조기 복원을 위해 참조기 치어를 연평해역에 방류할 계획이다.
밀물 때 건강망을 설치 후 포획하여 방류효과를 확인하는 작업도 실시하게 된다. 사라진 조기, 명태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으로 한숨만 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꽃게도 조기와 마찬가지였다. 인천에는 제 2의 파시가 있다. 바로 꽃게파시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인천의 대표적인 수산물이 꽃게다. 인천의 어업인들이 모두 꽃게잡이로 연명한다고 할 만큼 인천 수산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위기에 봉착한 수산업을 일으켜 어떻게 수산강국으로 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수산강국으로 가는 길은 무엇보다도 어업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드넓은 서해바다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남해바다와 달리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조류 양식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 우리 식탁에 빠짐없이 올라오는 '김'은 우리나라가 세계시장 수요의 40%를 공급하고 있다. 김에 대한 거부감이 있던 서구인들도 최근에는 간식과 건강식으로 애용하게 됐다. '검은 반도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 변화에 따라 김의 주산지가 전남에서 충청, 충청에서 그 위쪽으로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추세이다. 수온변화에 따라 양식 질병이 확산되는 등 생산량이 저하되고 있어, 더 수온이 차가운 인천 쪽으로 주산지가 변화하고 있다. 즉 인천이 우리나라 김 생산의 주산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해양환경 모니터링과 대책이 수립되어야 환경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다.
판매 시장의 측면에서 어선 중심의 수산업은 갈수록 어획량 감소와 선원 확보의 어려움에 따른 인건비 상승, 어선어구비, 선박수리비,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지출의 압박이 유독 심화되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수산업 특성상 수산물 가격이 소비시장의 수요강도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타 업종과 달리 여건이 더욱 불리하다.

수산자원연구소는 앞으로 인천 앞바다의 해양자원관리와 증강에 매진하기 위하여 친환경 갑각류 연구센터가 건립되는 내년 말부터 우리 지역에 적합한 꽃게, 새우류 등 고부가가치의 전략 어종에 대한 우량품종 개발, 서식환경 조사 등의 연구에 나선다.
인천의 대표적인 수산물인 꽃게를 대량 생산 방류하고 참조기, 해삼 등의 전략어종을 생산·방류할 계획이다.

또 인천 지역의 양식어업인에 대하여 우리 연구소에서 개발한 양식기술과 특허 등을 활용하여 미래지향적인 선진 양식화 사업을 선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선진 연구 사업을 기반으로 인천의 수산업 발전과 중구, 강화, 옹진 등 지역 어민들의 어업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