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민 전 경기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시공을 초월해서 하늘과 지구 곳곳을 취재하는 기자가 이번에는 하늘나라에 가서 어떻게 하면 고난을 피하고 복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취재했다.
"복을 담당하는 신을 만나려고 합니다만…." "이쪽으로 10분쯤 가다보면 77번지가 나오는데, 거기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에 도착한 기자는 공을 여기저기로 던지고 있는 노인을 발견했다. "할아버지, 지금 뭐 하십니까?" "보면 몰라? 복을 나눠주고 있잖아." "아니, 공 던지기 놀이하면서 무슨 복을 나눠준다고 그러세요?" 기자는 앞에 놓여있는 공을 집어 자세히 보았다. 그런데 공에는 고난·역경·시련 같은 글씨들이 적혀 있었다. "할아버지, 이 공들에는 복이 아니라 고난·역경·시련이라고 적혀 있지 않습니까?" 할아버지는 공을 하나 들더니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몇 겹의 껍질을 벗기자, 그 안에 '福'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황금색의 공이 튀어 나왔다. "바로 이게 복이야. 땅으로 복을 무사히 내려 보내기 위해 고난·역경·시련으로 특수 포장했어. 이걸 받는 사람은 우선 고난·역경·두려움의 껍질을 벗겨야 해. 그 뒤에 성공이 찾아오는 거지." 기자가 다시 물었다. "기왕 줄 복이면 복만 주시지, 왜 고난까지 줍니까?" "복은 준다고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충분히 성숙한 사람이어야 복을 받을 수 있는 거지. 바로 고난이나 역경이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을 성숙시키는 거야."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고난이나 역경을 어떤 식으로든 극복한 사람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사람들 앞으로 끊임없이 고난은 배달되어 온다. 바로 복이라는 황금알맹이를 숨기고 말이다. 그래서 삶은 탄생의 순간부터 고난의 연속이며, 이를 견디고 이겨내어 마음의 그릇을 키우는 과정이다. 그렇게 키운 힘으로 나를 더 잘 경영할 수 있고, 이웃과 세상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누구나 자신에게 닥치는 고난은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것을 하늘의 뜻으로 감사히 받아들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고난을 이기고 새로운 삶을 열어가지만, 많은 사람들은 고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멸한다. 그러나 고난은 신의 선물이다. 하늘의 축복은 고난의 모습으로 찾아온다. 고난에서 신의 뜻을 읽어야 한다.
고난 없이 우리가 성숙할 지름길은 없다. 오직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혜가 열리고 영혼이 정화된다. 그렇듯 우리들 인생에 닥치는 어려움들이 신의 선물임을 눈치 챈다면 우리는 그 역경과 시련 앞에서 좀 더 당당해질 수 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더 큰 문제가 다가오며,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가 인생이다.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 똑같은 생각만 하면 똑같은 삶을 살 뿐이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견뎌내야 봄에 새싹을 틔울 수 있고, 한여름의 땡볕과 태풍을 이겨내야 가을에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쇠는 불 속에서 달궈지고 망치로 두드리고 찬물을 뒤집어써야 강철로 단련된다. 먼저 고난을 주어 생명을 키우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모든 생명은 역경과 시련을 통해 성장해 간다. 이 법칙에 인간도 예외일 수 없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