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5년 7개월 만에 최저인 반면 3월 용인·화성 입주물량 폭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등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가 서울에서 경기도로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는 반면 공급량은 늘면서 경기지역 부동산시장이 상당 기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지역 부동산 거래량은 6025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만3205건보다 46% 가량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13년 7월(5763건) 이후 5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과천이 94%로 거래량 감소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성남(-92.2%), 광명(-89.0%), 의왕(-79.3%), 하남(-78.7%), 용인(-76.5%), 안양(-75.4%), 구리(-67.9%) 순이었다.

거래량이 급감한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 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과천·광명·하남과 성남 분당구는 투기과열지구, 구리와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기흥구는 조정대상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지역 입주 예정 물량은 늘어나고 분양경기마저 녹록지 않으면서 '입주폭탄→역전세난→깡통주택' 도미노 현장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달에만 용인과 화성에 1000가구 이상 대규모 아파트단지 입주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전국 입주 예정 물량(3만6115가구)의 43.2%에 해당하는 1만5610가구가 경기지역에 집중된다.

서울의 입주 예정 물량인 1669가구의 10배 가량에 달하는 수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를 보면 경기지역의 1월 HOSI 실적치는 70.9로 전달보다 10.2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8월 96.4였던 HOSI 실적치는 정부의 9.13 대책 발표 이후 9월 86.8·10월 76.2·11월 82.1·12월 81.1·올해 1월 70.9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지역 분양경기실시지수(HSSI) 실적치 역시 66.6으로 한 달 전보다 6.9p 하락했다. 분양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서울에 이어 경기지역에서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종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화성시동부지회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규제지역으로 묶은 곳은 대출받기가 까다로워지는 등 거래 문턱이 높아져 매매가 급감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경기지역은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이 11만 가구에 달해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과천, 성남, 과천, 하남 등 그간 가격상승을 주도한 지역이나 용인, 화성 등 입주 물량이 집중되는 곳을 중심으로 약보합 또는 조정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