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현 인하대 언론정보4년

남산 타워의 조명이 파랑, 초록, 노랑, 빨강 매일 다른 색을 비춘다. 서울시가 시민들이 남산타워의 조명 색에 따라 대기 중 미세먼지의 수치를 짐작할 수 있도록 2011년부터 실행한 서비스이다. 또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 아니면 보기 힘들던 마스크가 한 여름에도 눈에 띈다.
국회에 제출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자 수는 2015년 기준 1만 192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초미세먼지로 인해 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노인, 유아, 임산부나 호흡기 질환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미세먼지는 국내와 국외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된다. 국외로는 중국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기류를 타고 한반도로 이동해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경로가 있다. 국내에서는 도로이동 오염원이나, 에너지산업 연소, 제조업 연소 등의 원인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관심 있는 요인은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오염물질이다. 지난해 1월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서 제22차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원회를 개최해 미세먼지 대기오염에 대한 협력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국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의 협조가 미세먼지를 저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데에는 국내 원인도 크다.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석탄화력 발전소는 국내 에너지원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미세먼지 특별법을 발표하면서 화력발전 상한 제약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노후화 된 화력발전소 폐쇄,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것 외에 더 이상 새롭게 짓지 않겠다는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한중환경협력센터 출범시켜 공동으로 노력하면 좋은 효과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기오염이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과학적인 입증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던 중국의 모습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지지 않으려는 그동안의 언행이 한중 환경협력센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만 일시적으로 화력발전을 제약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장기적인 대책이 아니다. 또한 노후화된 화력발전소는 그리 많지 않고, 현재 건설 중이며 계획 중인 발전소는 10여개이다.
1952년 런던에서 공장의 연기 때문에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했고 그것이 런던시민들에게 폐질환과 호흡장애를 일으켜 1만2000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 후 영국은 도로먼지 저감정책, 혼잡통행료 부과, 배기가스 정화시설 확대보급 등 대기오염의 규제를 실시하며 심각한 대기오염을 개선시킬 수 있었다.

우리는 1952년 런던의 상황 속에 있다. 미세먼지가 1만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가고 파란하늘보다 회색빛 하늘이 익숙해졌다. 하지만 영국은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규제 덕분에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반 수준으로 줄었다. 우리 역시 실질적인 대책마련으로 기분 좋은 하루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