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택가 밑 관통 특고압선추가 매설땐 불확실성 더 커져
국내에서 처음 지중선로 설치 갈등이 불거진 인천 삼산동 기존 고압선에서 생활 노출량보다 수십 배 많은 전자파가 측정됐다. 학교·주택가를 가로지르는 전력구에 특고압선이 추가로 매설되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평구는 최근 '삼산동 전자파 공동실무조사단' 3차 회의를 열어 전자파 측정 보고서를 검토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달 전자파 방출량을 측정한 자료를 보면, 지중 송전선 인근 실외 4개 지점에서 최대 41.8mG에 이르는 전자파가 측정됐다. 지중선 30m 범위의 아파트 30세대 실내를 측정한 결과, 일부 세대 전자파는 평균 15.7mG까지 나왔다. 전자파 기준치인 833mG에는 못 미치지만, 생활 속 전자파 노출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립전파연구원 자료를 보면 일반 가정 전자파는 거실 0.27mG, 주방 1.09mG 정도로 제시돼 있다.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전자파 노출치를 2~3mG로 본다. 생활 밀집 지역은 전자파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이라며 "특고압선이 추가되면 주민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산동 전력구에는 15만4000볼트(V) 송전선이 묻혀 있다. 한국전력은 기존 선로에 34만5000V의 특고압선 매설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은옥 삼산동특고압대책위원장은 "전력구가 평균 8m 깊이라고 하지만 실제 고압선은 지면에서 고작 1~2m 아래에 묻힌 곳도 있다"고 말했다.

공동실무조사단 활동은 이날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부평구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전 관계자는 "협의체가 구성되면 공동조사단의 전자파 측정치를 바탕으로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