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만수 3지구 주민들 "무네미로 매연·분진도 심각"
'터널형 설치' 민원접수 서명
▲ 인천 남동구 만수3지구 주민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방음벽으로 수년간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며 터널형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27년전 설치된 무네미로길 방음벽 뒤로 아파트단지가 보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남동구 만수3지구 주민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방음벽 때문에 수년간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 마련 요구에 나섰다. 남동구 만수6동 5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0일부터 '만수3지구 A아파트 주변 무네미로길 터널형 설치 요구' 민원을 접수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청원서에는 "27년 전 설치된 기존 방음벽은 기능이 상실돼 잠을 자다가도 차량 소음에 잠을 깨고 더운 여름에는 시끄러워 창문을 열지 못한다"며 "또 무네미로길의 만성적 차량정체 때문에 매연과 분진으로 폐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내놓은 소음 측정 결과도 주민들의 주장에 힘을 보탠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한 아파트 11층에서 소음을 측정했는데 야간 측정 결과가 주거지역 소음 허용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다. 연구원 시험성적서를 보면 야간 4회에 걸쳐 소음을 측정한 결과 평균 63데시벨(db)이 나왔다. 허용 기준은 58데시벨이다.

방음벽 유지 보수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방음벽을 살펴보니 찌그러지거나 하단 일부가 완전히 뜯겨져 있는 부분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영동고속도로-무네미로와 인근 5개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이 방음벽은 약 500~600m 길이로 만들어졌다. 5개 아파트에는 약 8000여명(2374세대)이 살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방음벽은 1990년대 초 만수3지구 일대 아파트들이 들어선 뒤 주민 요구로 설치됐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는 "1990년대에 방음벽이 설치될 때도 주변 아파트 높이에 비해 방음벽이 너무 낮아 민원을 제기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며 "주민들의 고통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방음벽은 있으나마나 한 폐물이 됐다. 터널형 방음벽을 만들어 소음과 분진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길 주민들은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9월쯤 무네미로 해당 구간에 저소음포장 공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동고속도로 확포장 계획과 맞물려 방음 문제도 이야기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부서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