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경찰청, 경감 심사제 정착

# 지난해 11월21일 여주의 한 마트에서 A(76)씨가 콩자반, 단무지 등 1만8000원 상당의 반찬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직업 없이 홀로 사는 노인으로, 생활비가 모자라 이런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와도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 경미범죄심사를 통해 즉결심판으로 처분이 감경됐다.

# 같은해 3월7일에는 85세의 할머니가 용인의 한 아파트 문 앞에 놓아둔 택배물을 가져가다가 형사 입건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가 어려워 벌어진 일로 밝혀져 경미범죄심사에서 선처됐다.

2년간 경기남부지역에서 소액 절도 등 경미한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10명 중 9명이 처벌을 감경해주는 경미범죄심사 제도를 통해 선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한 사건 1667건 가운데 1617건(97%)이 감경 처리됐다.

전년인 2017년에도 1739건에 대한 경미범죄심사가 진행돼 96.7%에 해당하는 1682건이 선처됐다.

2017년부터 경기남부지역 내 1·2·3급지에 해당하는 30곳의 경찰서에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가 운영된 것을 감안하면 2년 새 제도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경미범죄심사를 통해 선처되면 형사 입건자는 즉결심판으로 감경되고, 즉결심판 대상자는 훈방 조치된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