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서툰데 국적 달라
직접 초교선정·서류준비
'취학통지'도 못 받아 난관
학생 매년 늘어 대책절실

인천 한 중국 음식점에서 일하는 중국국적 A씨는 올해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려다가 몇 번이나 울음을 터트렸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에게 초등학교 입학은 너무 어렵고 복잡했다. 예비소집일 날 학교로 찾아가야 한다는 음식점 사장님 얘기 없었으면 입학 준비도 시작 못 할 뻔했다.

A씨는 "급하게 근처 학교에 갔더니 서류 4개를 가져와야 한다고 하더라"며 "선생님이 적어 준 서류 목록 들고 주민센터로 다시 뛰어가는데 눈물이 줄줄 났다. 동포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올렸더니 공감하는 사례가 많더라"고 말했다.

교육현장에서 '사각지대'로 여겨지는 다문화 가정 중에서도 외국인 가정들은 초등학교 입학부터 힘겨운 과정에 놓여 있다.

국제결혼, 외국인 부부 자녀 모두 '다문화 학생'으로 구분하지만 외국인 가정에는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취학통지서도 발송이 안 된다. 인천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외국 국적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교육 진입 장벽을 낮추지 않으면 학교 밖 청소년이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15일 교육통계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천 초교 200여곳에 재학 중인 외국인 가정 자녀는 총 867명이다. 전체 초등학생 15만8871명 가운데 0.54% 비중이다. 불과 2015년만 하더라도 외국인 가정 자녀 비중은 0.23%에 그쳤다. 당시 초등학생 15만7099명에서 369명이 전부였다.

3년 동안 초등학생이 1772명 감소했지만 외국인 가정 자녀는 498명이 늘어서면서 2015년 대비 두배를 넘어섰다.

인천시교육청 설명을 들어보면 외국인 부모는 초등학교 선정부터 서류 준비까지 스스로 도맡아야 하는 구조다. 예비소집일에는 출입국사실증명서와 외국인등록사실증명서 등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취학통지서조차 받지 못하는 형편에 관련 공지사항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공교육 진입 첫 단추부터 끼우기 힘드니 등록 외국인 숫자와 실제 학생 숫자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7년 기준 인천지역에 등록된 5~9세 외국인만 1207명인데, 같은 해 인천 초교 외국 국적 학생은 635명에 그친다.

지역 한 다문화센터 관계자는 "일단 초등학교에 오면 이후 중학교 진학은 학교 선생님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첫 학교 입학인 초등학교 문턱만 좀 낮추면 다문화 가정 학교 밖 청소년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