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인천 부평구 동수역 3번 출구에서 한 시민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여기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2번 출구를 바로 연결하는 횡단보도가 없어 120m를 돌아가야 한다.
▲ 7일 오후 인천 부평구 동수역 3번 출구에서 한 시민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여기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2번 출구를 바로 연결하는 횡단보도가 없어 120m를 돌아가야 한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는 횡단보도도 없는 왕복 7차선 경인로 맞은편에만 위치해 있다. '경축' 현수막까지 걸리며 떠들썩하게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는 100여m를 돌아가야 한다. 교통약자에게 인천도시철도 1호선 동수역은 고행길이나 다름없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동수역 교통약자 시설 탓에 부평2동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큰길을 가로질러 횡단보도를 놓아 달라는 민원은 수년째 묻혔다.

7일 오후 1시쯤 동수역 3번 출구. 난간을 붙잡고 계단을 오르던 주모(74)씨는 "길 건너에만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지하철 탈 때마다 계단으로 다닌다"며 "나이 먹은 사람들은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번 출구에는 '엘리베이터 현 위치에서 120m'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동수역 엘리베이터는 2번 출구에만 놓였다. 경인로를 사이에 두고 3번 출구 맞은편(직선 거리 40m)인데 횡단보도가 없다. 동수역 북쪽 방면인 3·4번 출구에서 휠체어를 타거나 유모차를 끌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동수역 교차로를 크게 돌아야 한다. 횡단보도 3~4개를 건너 100m 넘게 걷는 길이다.

지난달 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역시 2번 출구와 인접한 1번 출구에만 들어섰다. 인천시가 최근 '2019 인천시민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책자에서 동수역 1번 출구 등지에 인천 1호선 에스컬레이터 10대를 추가 설치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가 증진된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주민 체감도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위치한 2번 출구까지 직선으로 연결하는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2017년 초 관계기관이 현장 실사했지만 '불가' 판단을 내렸다. 부평구 관계자는 "도로 구조물 때문에 횡단보도 설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