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출항한 '아라온호'
남·북극 영역 확대하려면
제2쇄빙선 추가건조 필수
▲ 극지 연구가 10년 가까이 쇄빙연구선 한 척에 의존하고 있어 인천을 모항으로 하는 선박을 추가 건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아라온호가 인천 갑문을 통과해 북극으로 향하는 모습. /인천일보DB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대한민국 극지 연구가 10년 가까이 쇄빙연구선 한 척에 의존하고 있어 선박을 추가 건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항을 모항으로 한 쇄빙연구선 2척으로 남·북극을 자유롭게 오가며 연구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해양수산부와 인천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7400t급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2009년 첫 출항 이후 지금까지 극지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인천항에서 출항해 남극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두꺼운 빙하를 깨면서 항해하는 쇄빙연구선은 빙하의 흐름과 환경 변화, 유용 광물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특수 선박이다.

미국의 경우 극지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확보하고자 3척의 쇄빙연구선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제2쇄빙연구선을 제작 중이다.

반면 국내 쇄빙연구선은 아라온호 한 척뿐이다. 그러다 보니 남극과 북극의 연구 활동이 균형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한 해 동안 300일 이상을 항해하는 아라온호가 북극 연구에 투입되는 기간은 한 달이 채 되지 않는다.

연구 지원 대상이 남극 기지 2개·북극 기지 1개로 차이가 있으나, 더 큰 문제는 아라온호가 두꺼운 빙하가 떠 있는 북극 바다 특성 탓에 항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해수부와 극지연구소는 아라온호보다 쇄빙 능력이 좋은 1만2000t급 제2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의 예비 타당성을 검토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2500억원이 넘는 예산 등을 지적하며 사업 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기필코 1.5~2m급의 쇄빙 능력을 지닌 쇄빙연구선을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극지 연구 중심지 인천에서도 1만t급 이상 대형 쇄빙연구선을 조속히 건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흥우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 회장은 "대한민국이 극지 연구·개발의 선두적인 역할을 하려면 제2쇄빙연구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온수역인 인천내항을 아라온호와 같이 제2쇄빙선의 모항으로 지정해 극지 연구 체계를 일원화하고 선박 정비 부분에선 예산 효율화를 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