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격차의 '18배'
결혼 전 1%대에 불과했던 남녀 고용률 격차가 결혼 이후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경험 또한 기혼 여성 10명 중 3명 이상이 겪었다.

16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결혼한 남성의 고용률은 81.9%, 여성의 고용률은 53.4%로 둘의 격차가 28.5%p에 달했다. 2016년 조사된 29.4%p보다는 차이가 줄었지만, 미혼 남녀의 고용률 차이가 1.6%p인 것과 비교해보면 격차가 컸다. <그래픽 참조>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의 경력단절 사례도 여전했다.
올해 15~54세 기혼여성 취업자 554만9000명 중 경력단절 경험자는 전체의 37.5%에 해당하는 208만3000명으로 추정된다. 연령별로는 40~49세가 46.7%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30~39세 26.5%, 50~54세 23.9%, 15~29세 2.9% 순이었다. 경력단절 경험 사유로는 '결혼'이 37.5%로 가장 많았고, '임신·출산'이 26.8%, '가족돌봄'이 15.1%, '육아' 13.6%, '자녀교육' 6.9% 등으로 조사됐다.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은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지만, 현실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2018년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9.1%로 2년 전(53.5%)에 비해 5.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서 생활하고 있다고 응답한 남편은 20.2%, 부인은 19.5%에 각각 그쳤다. 여성의 저조한 사회 참여와 함께 장시간 노동환경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남성 45.2시간, 여성 39.6시간으로 평균 42.8시간으로 집계됐다. 2016년보다는 각각 12분, 6분이 감소했다.

지난해 월평균 총 근로시간은 173.3시간이었으며 이 중 초과 근로시간은 10.1시간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감소 추세로 접어들고 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에 견줘보면 여전히 긴 편이다.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연간 근로시간은 2016년 기준 2052시간으로 전년(2071시간)에 비해 19시간 줄었으나, 독일(1298시간)과 네덜란드(1359시간), 영국(1660시간), 일본(1724시간) 등 주요국들에 비해서는 장기간 근로 환경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