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 분석결과 … 수출 주도 반도체 주춤·소비절벽 여파
현재 경기가 하방국면이며, 이같은 흐름이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12일 '경기 하방 리스크 관리를 통한 경제 복원력 강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하는 점 등으로 미뤄 2017년 5월 정점 이후 한국 경제는 2018년 4분기 현재까지 하강 국면을 지속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최근 성장세는 내수 부문이 역성장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수출이 방어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실제 3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인 가운데 내수 성장기여도(-1.3%포인트)는 전 분기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 수출 기여도는 1.9%포인트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반도체 중심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저효과로 설비투자는 부진한 상태이고 건설경기도 침체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소비는 그나마 내구재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금리 상승, 고용 부진, 소비 심리 악화 등으로 소비 절벽 리스크가 두드러진 것으로 진단됐다.

성장세를 떠받치는 수출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수출을 이끌던 반도체 경기도 점차 꺾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 1~9월 총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4.7%였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7% 감소했다. 반도체 외에 다른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대외적으로 보면 세계 경기, 중국 경기 하강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클 수 있어 우려를 낳는다.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수출증가율은 1.6%포인트,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 압력이 생긴다.

리스크 요인 등을 고려하면 경기 저점은 내년 상반기~하반기 초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경기 저점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경기를 회복할지, 더블딥 형태로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가 다시 고꾸라질지, 장기 침체 형태의 'L자형' 경기 경로로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주 연구실장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하되 필요하면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하는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재정 지출 증가율을 높이고 내년 상반기 조기 집행에 주력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