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호 언론인

 

한국사회의 역동적 변화만큼이나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 또한 드라마틱하다. 노태우 때부터 시작한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흥미롭기도 하다.
1987년 최저 득표로 당선된 노태우 지지율은 57%에서 출발했다. 이후 20~30%대를 오락가락하다 12%로 막 내렸다. 문민정부를 앞세운 김영삼 첫 지지율은 71%. 그 해 말 83%를 찍었다. 문재인의 최고치와 1%P 차이. 하지만 퇴임 직전 6%를 기록, 등락폭이 무려 77%P다. 김대중도 71%에서 출발해 4년차 초부터 빠지다가 24%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등락폭은 47%P로 상대적으로 적다.


노무현의 취임 직후 지지율은 60%. 그나마도 그 해 말 40%대로 떨어졌다. 이후 내리막곡선을 그리다 임기 말 12%를 기록했다. 등락폭은 48%P. 이명박은 2008년 52%에서 출발했으나, 같은 해 20%대로 급락했다. 이후 지지율 변화는 별로 없어 23% 지지율로 퇴임했다. 등락 폭 역시 31%P로 가장 적다.
박근혜의 집권 첫 해 지지율은 67%. 탄핵국면 직전까지 61~29%를 넘나들었지만 탄핵으로 물러날 무렵 4.0% 지지율을 기록, 등락폭은 63%P. 김영삼에 이어 2위다.

이렇듯 6명 전직 대통령들의 지지율 등락폭은 평균 52%. 대부분 퇴임 때 반 토막 났다. 특이한 건 김영삼 지지율. 최고 83%, 최저 12% 지지율이라는 롤러코스터를 탄 건 '최초 문민정부'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실망 또한 컸기 때문일 거다. 반면, 52%~23% 지지율을 오간 이명박의 경우, 애초 큰 기대 안했으니 실망할 것 없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어차피 지지율은 국민 각자의 기대를 투영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문재인은 어떨까. 최근 지지도 보도가 잦은 건 빠른 속도의 하락이라는 입맛 당기는 이슈기 때문. '역대급' 지지율로 출발, 2년차에 50% 안팎으로 떨어졌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 이면에는 '남북평화'라는 역사적 이벤트와 힘겨운 '민생'이 자리한다.
남은 임기 내 두 마리 토끼 다 잡는다면 최상이겠지만, 이도저도 지지부진하면 전직들의 전철(前轍)을 밟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