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중국의 '일대일로' 전망
[목요논단] 중국의 '일대일로' 전망
  • 인천일보
  • 승인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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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중국의 '일대일로' 관련 뉴스가 요즘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이 정책의 부정적 측면을 소개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연선(沿線) 국가에 제공한 차관이 해당 개발도상국의 재정수지를 악화시켰다든지, 중국의 항만과 철도 등의 인프라 투자에 해당 국민이 반발한다든지, 일대일로 관련 공사에 투입된 중국인 노동자가 현지인의 습격을 받았다는 등을 골자로 한 보도이다. 중국 정부와 연구기관도 일대일로 정책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솔직히 시인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그러한 보도는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포기하거나 대폭적인 노선 수정을 하고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 중국 일대일로 정책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단기적인 시야가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9월 중앙아시아를 염두에 두고 육상실크로드를, 다음 해 10월 동남아시아를 시야에 두고 해상실크로드 구상을 발표했다. '일대'는 육상실크로드, '일로'는 해상실크로드를 가리킨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시작한지 5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창기인 만큼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도 1970년대와 80년대 동남아시아에 대규모 직접투자를 시행할 때 동남아 국가로들로부터 '경제침략'이라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선 전후 미국, 일본, 유럽 각국의 해외 직접투자와 비교할 때 몇 가지 다른 점이 발견된다. 일대일로 정책은 5가지의 이념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보통 '5통(通)'으로 불리는 다섯 가지 이념은 정책소통, 인프라연결, 무역원활화, 자금융통, 민심상통을 가리킨다. 정책소통은 중국과 일대일로 연선 국가 간의 안보, 외교 협력이며, 인프라연결은 연선 국가에 차관을 통해 항만, 철도, 도로 건설을 하는 것이다. 무역원활화는 중국과 해당 국가 간의 무역장벽을 철폐하거나 연선 국가에 중국의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중국의 해외 투자와 무역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자금융통은 인프라연결과 무역원활화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은 그 일환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실크로드기금을 창설했다. 민심상통은 중국과 실크로드 연선 국가 간의 사회, 문화 방면의 유대를 강화하여 중국의 대외이미지를 제고하려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은 '5통'의 실현에 있다. 해외 직접투자와 무역확대만을 의도한 단순한 경제정책에 그치지 않고 안보, 외교, 금융, 민간 및 문화교류 등 포괄적인 정책을 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정책이 중국과 해당국 모두 이익을 향유하는 '윈-윈'을 가져다 줄 것이며, 나아가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국제공공재와 같은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선 국가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의 직접투자 확대가 해당 국가의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 이래 미국, 일본, 유럽 각국의 개발도상국 투자와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에는 차이가 난다. 미국, 일본, 유럽은 당시 선진국의 입장에서 개발도상국 직접투자를 했으며, 투자하여 제조한 제품의 수입시장을 제공하여 상호 호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 한국의 경제발전도 그러한 구도 하에서 가능했다. 하지만 중국은 고도경제성장을 달성했지만 아직 선진국 진입이 요원한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가 반드시 해당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일대일로 정책 추진 후 중국과 일대일로 연선 국가 간의 무역은 확대되었지만 연선 국가 가운데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악화된 국가가 증가한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점은 미국, 일본, 유럽이 개발도상국에 직접투자를 할 때 현지 거주 자국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160여개국에 6천만명의 화교화인이 존재한다. 화교화인은 사회단체와 화교학교를 통해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고 3조 달러라고 하는 거대한 자산을 보유한 거대한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5통' 실현 구상에 화교화인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최근 화교화인의 참가를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정책을 장기적인 전망과 치밀한 계획 하에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단편적인 사실로 인해 일대일로 정책의 본질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 한국도 일대일로 정책을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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