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육회, 주요 선수 이적 현황 보고서 재계약 포기 입장
고액 연봉·경기력 저하 등 이유
문학박태환수영장 명칭 유지 미지수

'마린보이' 박태환이 인천을 떠난다. 이에 '문학박태환수영장' 명칭을 계속 사용할 것인지의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인천시체육회는 28일 열린 제17차 이사회에서 '시청·체육회 운동경기부 국가대표급 주요 선수 이적 현황'을 보고했다.

이날 보고에서 인천시체육회는 올 해 12월로 계약이 끝나는 박태환과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높은 연봉(계약금 포함)에 경기력 저하가 그 이유다.

체육회 관계자는 "박태환에게 지급되는 연봉으로 전국체육대회 3위권 이내 입상이 가능한 우수선수 3명을 데리고 올 수 있다. 유망주를 키워 박태환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인천을 떠나면 2019년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개최지인 서울 또는 2019광주세계수영대회 개최지인 광주광역시에 새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다.

앞서 박태환은 배우 복서 이시영과 함께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2013년 인천 전국체전과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추진했던 이른바 '스타 마케팅'의 핵심 선수로 인천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박태환은 기대에 부응하듯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4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는 이후 역시 인천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수확하며 활약했지만, 2015년 3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2015년 인천과 2년 계약이 끝난 박태환은 선수로서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다 유정복 전 시장 때인 2016년 8월 다시 인천 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7년 제98회, 2018년 제9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잇따라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는 등 인천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최근 인천시체육회의 재계약 포기 결정으로 결국 인천을 떠나게 됐다.

보고 직후 일부 이사들이 "그럼 문학박태환수영장의 명칭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고, 박남춘 의장은 "시민들의 뜻을 물어 천천히 결정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