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 대기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해 해양과학기지에서 3년간 분석한 결과 고농도 미세먼지의 70% 가량이 중국에서 날아왔다. 지난 2014년 건설된 소청초 해양과학기지의 주 목적은 서해상 대기질 감시다. 각종 해양·기상 관측장비를 설치했다. 이 해양과학기지는 중국에서 편서풍에 실려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관측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여기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 이상으로 올랐던 날이 3년간 147일이었다고 한다. 먼지 성분을 분석해 발원지를 역추적했더니, 양쯔강 등 중국 남부 영향을 받은 날이 50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베이징과 랴오닝 성 등 중국 동북부 영향이 전체의 70%에 달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중국과 가장 가까운 대도시 인천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가 인천 대기질에 아주 나쁜 영향을 주는데도 말이다. 시가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중국 톈진시와 환경공동연구센터를 만들기로 한 계획조차 '하세월'이다. 시는 지난 4월 '2030 미세먼지 저감 종합 대책' 중 하나로 인천·톈진 환경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선정했다. 미세먼지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 도시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정작 센터 설립을 제안한 시가 신규 인력 충원 등을 이유로 들어 손사래를 치고 있다고 한다. 인력 증원에는 재정적 부담이 따라 센터 설립을 선뜻 결정하지 못한 셈이다.

미세먼지는 이제 일상처럼 돼버렸다. 기상예보에서도 매일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를 밝힐 정도다. 그만큼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호흡기 질환을 앓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있거나 노인과 어린이 등에게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을 삼가하라고 권고한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상태에서, 톈진시와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일은 시급해 보인다. 향후 톈진을 중심으로 중국 전체의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센터 설립이 어렵다면, 공동연구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함께 국내 오염물질을 줄이려는 노력도 병행해야만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