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다른 곳 사인과 감정 의뢰에 국과수 "海자 상당 부분 유사" 회신
▲ (왼쪽부터)제주도 성산포 포장마차의 투명 비닐에 써진 한자 사해개형제(四海皆兄弟) 중 해(海)자. 2018년 6월18일 최대호 안양시장이 당선자 신분으로 안양 관양동의 한 음식점에서 쓴 글씨체. 사흘 뒤인 6월21일 안양 박달동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쓴 글씨체. 2014년 6월4일 충남 예산의 한 국밥집에 쓴 글씨체.

제주도 성산포의 한 포장마차 천막에 써진 최대호 안양시장 명의의 사인이 최 시장의 필체와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경찰 수사과정에서 확인됐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세월호 참사 사흘 뒤인 2014년 4월19일로 적힌 최 시장 이름의 사인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최 시장은 제주도를 방문한 사실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최 시장 캠프에서 선거를 도운 측근 등 3명이 지난 8월29일 해당 포장마차를 찾아 2명이 무단침입하면서 잠잠해진 논란에 다시 기름을 끼얹었다.

18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제주도 포장마차 천막에 있는 최 시장 이름으로 적힌 2개 사인에 대해 지난 10월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의뢰한 결과 1개 사인의 글자에서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경찰은 천막에 써진 '四海皆兄弟(사해개형제)'라는 고사성어에서 '海'자를 주목했다. 최 시장이 최근까지 지인 등에게 사인을 해주면서 중복해 사용한 글자가 바로 '海'자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필적감정에 제주 포장마차에 글씨와 함께 안양과 충남 예산 등지의 음식점에 적혀 있던 최대호 안양시장 명의의 사인을 국과수에 보냈다.

최 시장은 민선 6기 지방선거(2014년 6월4일)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충남 예산의 한 국밥집에서, 이번 6·13 지방선거 직후인 6월18일 안양 동안구 관양동의 한 식당, 6월21일 만안구 박달동의 한 중식당에서 같은 사인을 남겼다. 3곳 모두에서 '한 홉이 한 석이 되고, 도랑물이 모여 바닷물이 된다'는 고사성어 '홉승두석(合升斗?), 구천하해(溝川河海)'라는 글귀를 남겼다. 국과수는 이들 고사성어에 공통되는 '海'자가 상당부분 동일 인물의 필체로 상당부분 유사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최대호 시장의 경찰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최 시장은 지난 13일 경찰의 피고발인 소환기일을 넘긴 후 아직 경찰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안양동안경찰서 관계자는 "국과수에서는 필적감정 결과에 대해 100% 일치하는 결론은 잘 안낸다"며 "다만 이번 감정을 의뢰한 최 시장 필적 중 유사하거나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밝혔다.

앞서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원장은 10월18일 안양시청 로비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한자인 '사해개형제'는 당시 양복을 차려 입은 최 시장이 썼다는 포장마차 여주인의 진술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장선·이경훈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