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신북면 금동리 지동산촌마을에 1천여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거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노란 단풍잎을 가을 낙옆으로 떨어트리며 서 있다.

1천여 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은행나무는 높이 약 30m, 둘레가 약 8m로서 성인 여덟 명이 끌어안아야 할 정도로 오랜 세월동안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같이 해 온 이 지역내 보물로서 지난 1982년 10월에 정자목 보호수로 지정되어 왔다.

이러한 은행나무는 현재까지 마을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 긴 만큼 천년 은행나무로서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조선 초, 태조 이성계가 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바람이 불어 수만은 은행잎이 금빛으로 흩날리자 이에 매료된 태조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감탄하며, 잣죽을 먹었으며, 이 일로 계기가 되어 마을에서 생산되는 잣을 왕실에 진상하게 되기도 했다.

실제 신북면 금동리 지동산촌마을 일대에서 생산되고 있는 포천 잣은 그 품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눈부실 듯 샛노란 은행잎 융단 위에 향긋한 포천 잣으로 만든 잣죽을 한술 떳던 태조 이성계의 감상은 직접 방문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지동산촌마을의 은행나무 사랑은 각별하다. 반세기 전 6.25 전쟁으로 마을에 변고가 있을 때 마다 은행나무가 소리 내 울면서 마을을 수호했다는 전설과 이 나무에서 생산되고 있는 은행 열매와 임금에게 진상되었다는 포천 잣은 현재 지역 주민들의 수익을 올려 평생교육을 위하 나눔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오는 효자 나무로도 손색이 없다.

이를 두고 지동산촌마을 이관영 운영위원장은 "천년을 지내 온 은행나무 외에도 수백년 된 은행나무들이 마을을 지켜 주는 등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도 마음에 쉼터로서 그 즐거움을 더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포천 = 김성운기자 sw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