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청서 현존 13책 완성품 공개
수원화성 복원 자료로 … 박물관 전시

수원시가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하나뿐인 최초 한글본 의궤, '정리의궤(整理儀軌)' 13책의 복제본을 국내 최초로 제작했다.
<인천일보 2018년 5월8일자 19면>

수원시는 16일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채색본 1책과 프랑스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12책의 복제를 최근 완료했다고 밝혔다. 17일에 시청 상황실에서 결과보고회를 열고, 완성품을 공개한다.

한글본 정리의궤는 '현륭원 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화성성역의궤' 등을 한글로 종합 정리한 의궤로 국내에는 없는 판본(板本)이다. 현존 한글의궤 중 가장 이른 연대의 의궤로 추정된다.

총 48책 중 13책만 현존하고, 12책이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에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채색본 정리의궤(성역도)는 왕실의 기록문화뿐 아니라 당시 한글 언어생활까지 알아볼 수 있는 활용도 높은 문헌이다.

정리의궤는 한국의 첫 프랑스 외교관의 수집품으로 12책은 국립동양어대학에 기증했지만, 채색본은 어느 시점에 경매상을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외규장각 의궤' 반환(2011년) 후 문화재 환수에 민감했던 프랑스 입장을 고려해 문화재청·국외소재문화재단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지난해 2월에는 수원시 실무진과 전문가가 프랑스를 방문해 정리의궤 활용 방안을 협의했다. 마침내 올해 5월 사진 촬영, 색 감수, 실측 등 작업을 위해 두 번째로 프랑스 현지에 방문했다.

종이·서지·염료·역사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정밀하게 실측 하고, 복제 작업을 했다.

길영배 수원시 문화예술과장은 "복제본은 수원화성박물관과 화성사업소에 이관돼 전시하고, 수원화성 복원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정조 시대와 수원화성 연구에 큰 힘이 될 정리의궤가 우리 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발견되고 복제돼 기쁘다"면서 "문화콘텐츠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리의궤 복제본은 18일부터 12월16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 특별기획전에 전시된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전시에 앞서 18일 오후 2시 영상교육실에서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 학술 총책임자 벤자민 기샤르(Benjamin Guichard)등을 초청해 강연회를 연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