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 인천재능대 … 예선서 경남대에 콜드패로 고개 숙였지만
팀 해체 확정·선수 타 대학 편입 추진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감독·학생·학부모 "야구부 지키겠다" 결정, 그라운드서 유종의 미 






팀 해체 위기 속에서 인하대학교를 꺾고 인천대표로 선발, 창단(2013년) 이후 첫 전국체전 출전(인천일보 7월30일자 17면)이란 쾌거를 이뤄낸 인천재능대학교의 도전이 아쉽게 첫 경기에서 멈췄다.

인천재능대는 14일 익산야구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야구 남자일반부 예선에서 경남대학교에 0대 9(7회 콜드패)로 졌다.

5살밖에 되지 않은 인천재능대가 지난 7월 41년 역사의 인하대(1977년 야구부 창단)와 인천대표 선발전에서 2승1패로 승리하며 창단 이후 처음 전국체전에 나섰지만 정작, 본 대회 첫 경기에서 다소 허무하게 패하고 만 것.

'패배엔 변명이 있을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체육인들의 자세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다르다.

올해 초부터 나돌던 학교의 팀 해체 방침이 7월 말 인천대표 선발전 승리 이후 더 구체화하면서 선수들은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학교는 9월 초 1년에 5억원 가량 들어가는 야구부 운영비 및 야구행정 전문인력의 부재(야구부장 8월 정년 퇴직) 등을 이유로 야구부 해체를 최종 결정했다.

다만,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올 8월 야구부를 창단한 경기도 내 A대학으로 현재 1학년 선수 13명 전원의 특례편입(인천재능대 야구부 해체가 전제 조건)을 해당 학교와 협의하는 등 나름의 대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학부모들과 선수들은 지난 주까지 치열한 논의 끝에 모두 인천재능대에 남기로 결정했다. 인천재능대에 입학했으니 인천재능대에서 졸업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팀 해체 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최선을 다해 온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에 전국체전에 나가고 싶은 마음까지 사라질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좌절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재능대는 지난 9월 열린 2019 KBO 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2학년 이재민과 조범준이 각각 프로야구단 두산과 넥센의 지명을 받는 경사를 맞았다.

두산에 육성선수로 간 2학년 최지원까지 합하면 무려 3명이 그 어렵다는 프로의 세계에 입문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야구팀을 가지고 있는 전국의 32개 대학 중 인천재능대가 올 해 가장 많은 선수를 프로에 보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천재능대 야구부는 2018년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성과를 냈지만, 결국 돌아 온 것은 팀 해체였다.

이덕상 감독 대행은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7월 말 인천대표로 뽑힌 이후 연습에 몰두 했어야 할 시기에 야구부가 없어진다는 게 기정사실이 되면서 모두 거기에 매달리느라 솔직히 훈련을 할 시간이 없었다. 아이들도 '이런 상태에서 전국체전에 나가 뭐하느냐'며 실망감을 드러내는 등 너무 어수선했다. 너무 아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학교 관계자는 "야구부 해체는 재정 위기에 처한 학교를 구하기 위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내린 결정임을 헤아려주시길 바란다. 그래도 2019년 1년 동안만 야구를 하겠다는 신입생 8명을 뽑아 내년까지는 야구부를 운영할 예정이다. 물론, 이들은 야구장학생이 아니고 일반 학생 자격으로 입학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선 내년 신입생에게 충분히 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