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지구 기후 운명'을 바꿀 보고서가 채택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그제 발표했다. IPCC는 지난 1~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48차 총회를 열고, 특별보고서 초안을 검토했다.
이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는 방안과 온난화 영향 등을 담았다. 2100년쯤이면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올랐을 때와 1.5도 상승했을 때 지구 온난화에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해수면 상승폭은 2도일 때보다 1.5도일 때 10㎝ 낮아진다. 그러면 해수면이 높아지는 위험에서 1000만명을 벗어나게 할 수 있다.

남극과 북극의 빙상도 계속 녹아내리면서 인류 생존마저 위협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이 지역 얼음이 녹아 없어질 확률은 1.5도일 때엔 100년에 한 번이지만 2도일 때엔 10년에 한 번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이런 상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육상 동식물은 점점 서식지를 잃게 된다. 해양생태계와 연안자원, 어업·양식 피해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함은 물론이다. 식량, 물 공급 등 '인간 안보'와 경제성장에 관한 위험도 증가는 그야말로 무차별적이다.

갈수록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진다. 이대로 가다간 인류의 존망조차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IPCC가 특별보고서를 채태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생물 다양성이 자꾸 변화하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산업·수송 패러다임의 전환은 꼭 필요하다.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줄이고, 2050년까지는 아예 존재하지 않아야 마땅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한다.

우리 정부는 '1.5도' 목표를 위해 석탄 연료 발전에서 친환경 발전으로의 전환, 산업공정 개선을 통한 에너지 절감, 친환경 대중교통 확대·전기차 보급, 폐기물 감량,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활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차원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 오는 12월 폴란드서 열리는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로 특별보고서가 적극 활용되기를 바란다. 인류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전례 없는' 변화는 세계 공동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