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다 얻은 1억 '인생 숲' 가꾸는 밑거름됐죠
술먹다 얻은 1억 '인생 숲' 가꾸는 밑거름됐죠
  • 이백상
  • 승인 20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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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엽 여주 성창조경 대표, 10년전 지인에 투자받아 … 국제기능올림픽 지도위원 발탁

"산림·조경 전문기능인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여주에서 조경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젊은사장' 박근엽(40) 성창조경 대표의 야심찬 포부다.

대학 3학년까지 생명공학을 전공하던 박 대표는 군에 있을 때 자신의 진로를 조경분야로 바꿨다. 조경업을 하던 부친의 권유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 하던 끝에 조경이 떠올랐다고 한다.

이후 박 대표는 3학년까지 다니던 학교를 포기하고 군 제대 후 한경대학교 조경학과에 입학했다. 3년 동안 공부한 것을 포기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3년이라는 나무 보다는 평생이라는 숲을 보고 판단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대학원까지 마친 그는 조경분야 '이학석사' 타이틀로 서른살 나이에 본격적인 조경시장에 뛰어든다. 당시 대기업에 취업할 기회도 있었지만 취미활동을 통해 알게 된 한 지인으로부터 곱창집 술자리에서 1억원을 투자받은 것이 조경회사를 낸 배경이 됐다.

당시 "'꿈이 무엇이냐' 묻길래 조경회사 사장이라고 했고, '얼마면 회사 차릴 수 있냐' 묻길래 1억원이면 된다고 했더니, 그 다음날 1억원을 보내주시면서 10년 뒤에 갚으라고 했습니다."

박 대표는 회사만 차리면 일도 많이 하고, 돈도 많이 벌줄 알았는데, 이상과 현실의 벽이 그렇게 클 줄 몰랐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래서 노력과 실력으로 승부했지요. 당시만 해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장이 드물었기 때문에 서서히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박 대표는 회사를 경영하는 중간에도 대회 참가와 조경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13년 전국 건설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박 대표는 서른다섯 나이에 조경부문 1등을 차지, 장관표창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현재는 조경기능사·조경산업기사 문제 출제위원을 맡고 있으며, 한국임업후계자협회 경기도 사무처장과 여주 흥천면 외사1리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국가대표 감독인 국제기능올림픽 조경직종 국제지도위원으로 발탁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조경시장의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 "갈수록 조경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조경이 워낙 많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이미 개발돼 있는 조경시설의 유지관리나 복원 위주의 시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상 도전에 목마른 성격 탓도 있지만 현재 느껴지고 있는 땅의 경고를 사전에 대비하려는 그의 준비된 치밀함이 엿보인다.

얼마전 박 대표는 10년 전 곱창집에서 한 약속을 지켰다고 한다. 물론 두둑한 이자까지 말이다. "그분은 저희 아버지와 연세가 같으세요. 회사를 운영하고 대인관계를 맺는 것까지 그분으로부터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늘 감사드리지요."

1차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젊은사장 박근엽 대표에게서 무슨 일이든 자기하기 나름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여주=이백상 기자 lb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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