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기간 중 해외여행객이 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명절 풍속도가 귀향에서 해외여행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역대 명절 중 이번 추석연휴의 하루 평균 여행객이 가장 많아 2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6일 사이에 118만3237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선 반드시 인천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늘어나는 해외여행객에 비해 인천에 체류하는 방문여행객은 미미한 실정이다. 인천관광공사의 인천관광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여행 중 인천 관광에 나선 외국인은 10명 중 1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공항주변을 제외하면 송도와 월미도, 차이나타운, 개항장, 연안부두에 이어 아울렛, 지하상가, 면세점 등을 주로 찾았다. 인천지역 48개 관광지 입장객 집객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월미도·연안부두유람선, 짜장면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인천대교기념관, 한국이민사박물관 등에 한정된 15만명 정도였다. 인천에는 천혜의 자연을 품은 명품 섬들이 있고, 근세사를 기록하는 유서 깊은 개항장 일대와 테마 관광 프로그램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관광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오래됐다.

지난 주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침체된 인천 관광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동안 '북한 리스크'는 인천 관광산업의 복병이었다. 특히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사드 여파 등으로 인천 크루즈 여행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크루즈 여객은 전년도보다 무려 82%가 준 2만9906명에 불과했고, 인천항 기항이 예상됐던 크루즈선 76척 중 59척이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남북 정상회담 성과에 따라 중국의 인천 투자가 활발해지고 관광산업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문화의 계절을 앞뒀다. 관습에 얽매인 구태의연한 관광문화 정책으로는 글로벌 인천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외 여행객들이 특화된 인천을 각인할 수 있도록 숙박, 음식, 교통 등 전반적인 관광 정책을 점검·개선하고, 찾는 여행객의 첫 발부터 편안하고 친절한 인천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