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뒤늦은 합류
스타선수들에 가려 주목 못받았지만

독보적 무기인 '체력·성실함' 앞세운
빠른 공수전환으로 전경기 선발출전

2연패 만든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충분한 자격이 있음에도 이러저런 이유로 그늘에 가려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 활약한 김진야(20·인천유나이티드)가 그랬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U-20 월드컵 대표팀 최종 엔트리 탈락이라는 시련을 겪은 김진야는 이후 U-20 월드컵 경기는 물론 관련 뉴스까지 찾아보지 않았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그러다 올 해 7월 극적으로 U-23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 U-15 광성중, U-18 대건고를 거쳐 지난해 인천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인천의 남자' 김진야는 올 해 팀 내에서 측면 공격수부터 수비까지, 공수에서 다양한 활약을 펼쳤다.

이를 눈여겨 본 김학범 감독은 결국 그를 선택했다.

이로써 김진야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문상윤(성남FC) 이후 인천 구단 소속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두 번째 선수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김진야는 김학범호 승선 당시부터 손흥민이나 이승우, 황의조, 황희찬, 조현우 등 기존 스타플레이어 및 러시아월드컵 이후 떠오른 새로운 별들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김진야는 그렇게 김학범호 초기 말 그대로 언성 히어로였다.

그렇지만 대회를 모두 마치고 우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연패라는 위업과 병역 혜택이란 달콤한 열매까지 손에 쥔 현재 그는 더 이상 언성 히어로가 아닌, 히어로로 거듭났다.

김진야가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무기는 '체력'이다.

키 174㎝, 체중 66㎏의 왜소한 체격이지만 김진야는 지난 5월 대표팀 자체 체력평가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타고난 에너자이저임을 증명했다.

그는 이런 자기만의 장점을 살려 지치지 않는 모습으로 대회 기간 내내 성실하게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대표팀에선 공식적으로 왼쪽 수비를 담당했지만, 소속 팀인 인천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는 아시안게임 대회 기간 내내 공수를 오가며 폭넓은 움직임으로 엄청난 지역을 커버했다.

거의 이틀에 한번씩 경기를 치러야하는 악조건 속에서 그는 아시안게임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헌신성을 보여줬다.

게다가 우즈베키스탄 전 등 두 경기는 연장전까지 가 선수 모두 한계를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김진야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보는이로 하여금 걱정을 하게 만들 정도였다.

SBS 해설위원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던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은 김진야를 보고 "사비를 털어서라도 링거 맞히고 싶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그는 매경기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이런 자세는 대표팀이 이번에 이룬 성과에 큰 몫을 차지했다.

이처럼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 김진야는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3일 오전 귀국, 프로축구 K리그에 복귀해 소속 팀 인천의 K리그1(1부리그) 잔류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