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지휘·객석의 하모니, 공연장에 핀 행복바이러스
▲ 인천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2018 팝 콘서트'가 지난 2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사진제공=인천심포니오케스트라


함께 동행나선 가족·친구로 메운 음악당
익숙한 노래 퍼지자 흥얼거림 절로 나와

앵콜곡 '연안부두' 세대 잇는 가교역할도






첫 음이 터졌을 때 비로소 알았다. 이 공연은 나와 내 옆의 가족, 친구 등과 함께 하는 '행복 동행'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기가막힌 하모니는 무대 위에서만 펼쳐지는 게 아니다. 악기를 든 연주자와 그 앞에 선 지휘자,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이 3박자를 이뤄낼 때 가능하다. 이날 공연이 그랬다.

인천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2018 팝 콘서트'가 지난 2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객석은 이미 꽉 찼다. 엄마 손에 이끌려 온 아이들, 친구와 함께 온 나이 지긋한 중년, 청소년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의자에 앉았다. 공연 전 왁자지껄한 객석은 음악당 전체를 행복으로 물들였다.

호기심 찬 눈망울의 아이들은 연신 물음을 던졌고, 오랜만에 본듯 친구들은 무대라는 한 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해 했다.

음악회 시작을 알리는 신호음에 조용해진 무대, (사)한국음악협회 인천시지회 백종성 회장은 "올해 18회째를 맞은 팝 콘서트는 편안한 음악을 통해 청소년과 어른이 즐겁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지휘는 인천심포니오케스트라와 인천청소년교향악단, 인천시민오케스트라, 인천교사오케스트라의 김용호 상임지휘자가 맡았다.
앳된 얼굴이지만 늠름한 콘서트마스터가 30여명의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카르멘 서곡으로 관객과 조우했다. '즐거운 공연 되길 바랍니다'라며 낭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듯 하다.

공연은 고전시대와의 만남, 다양한 춤곡, 가을 밤과 영화음악이라는 3가지 주제로 펼쳐졌다. 흥얼거림이 낯설지 않다.

고전시대와의 만남에서는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무지크 1악장에 이어 하이든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1악장이 연주됐다.

바이올린 협주에는 강화 석모도 삼산승영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이예진양이 담당했다. 두근두근 떨림이 활에서부터 현에 닿는 첫 음절까지 느껴졌지만, 마지막까지 멋진 협연을 선사했다.

여기에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별칭의 베토벤 소나타 8번(비창) 3악장이 객석을 들썩였다.

이어 춤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과 하차투리안의 가면무도회 모음곡 중 왈츠, 가르델의 영화 여인의 향기 탱고와 요한 스트라우스의 폴카 피치카토,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중 캉캉이 소개됐다.

마지막 주제인 가을 밤과 영화 음악은 사운드 오브 뮤직, 레미제라블, 캐리비안의 해적이 장식했다.

공연 내내 드럼과 팀파니가 관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고, 관객은 무대와 호흡하며 마지막까지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앵콜곡의 연안부두는 인천에서 세대를 잇는 가교가 될 듯 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