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럼] 화성시 엉터리행정이 낳은 결과
[제물포럼] 화성시 엉터리행정이 낳은 결과
  • 정재석
  • 승인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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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석 경기본사 사회부장


산림보존을 대하는 화성시의 안일하고도 허술한 행정의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다. 소나무와 상수리나무(참나무)가 어우러져 수백 년 동안 이어진 군락지가 한 순간에 사라졌다. 1년 전에는 보존가치가 뛰어났다고 했던 화성시는 이제는 개발해도 된다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화성시 남양읍 활초리 36 일원에 있던 수령 100년 이상을 포함한 아름드리 참나무 수천 그루가 잘려나갔다. 사업주는 지난 7월31일 화성시가 개발허가를 내주기 무섭게 그날부터 중장비를 들이댔다. 며칠 동안 잘려나간 나무는 환경단체 추정으로 5000그루가 넘는다. 시가 허가를 한 부지의 면적(5만7000여㎡)만 보더라도 울창한 녹지로 허파역할을 한 야산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것이다. 이곳은 작곡가 '홍난파' 생가와도 가깝다.
시의 허가 과정을 보면 엉터리다.

시는 지난해 4월 이 군락지가 '경관 및 양호한 녹지의 훼손, 난개발 등이 우려되므로 개발행위가 부적정하다'면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개발을 불허한 곳이다. 그런데 시는 올해에 다시 연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를 손바닥 뒤집듯 허가했다. 도시계획심의위 과정에서 산림조합 등 신뢰성 있는 기관이 아닌 곳에서 산림축적 조사를 한 부분도 논란이 일었다.
행정 불신 자초는 차치하더라도 참혹한 결과를 가져왔다. 보존가치는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게 이치다.

이 곳은 고령의 소나무와 참나무 군락으로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와 사슴벌레, 딱따구리 등의 서식이 확인되면서 생태학적 보존가치가 뛰어났다. 그런 곳에 고작 공장 15개 동을 짓는다고 이 사달을 냈다. 가뜩이나 화성지역은 소규모 공장이 난립하면서 재정비가 필요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관이 바로 화성시다. 오죽했으면 국토교통부가 공장허가 기준 강화 정책을 발표하면서까지 '개별입지에 공장이 극단적으로 몰린 사례'라면서 화성시를 콕 집을 정도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 수도권 외곽의 비(非)도시지역에 소형 개별 공장이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서는 걸 막기 위해 개별입지의 공장 허가 기준을 강화하는 대책을 냈다. 개별입지는 개인이 매입해 공장부지로 사용하는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싼 데다 소매점으로 인·허가를 받고 공장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공단 등 기반시설을 갖춘 계획입지와 다르다.

국토부는 허가기준 강화의 골자는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입지의 공장 건축 허가를 내주기 전 주변 토지이용 실태, 경관과의 조화 등을 감안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화성시는 공장난립이 심각하다고 보는 정부의 방침을 거스른 셈이다. 오히려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하나라도 더 공장을 짓겠다는 심산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화성시는 2016년 말 기준 개별입지 비중이 90.6%다. 전국 평균인 65.3%보다 월등하다. 화성시에 설립된 공장은 2006년 말 4146개에서 2016년 말 9053개로 배 이상 늘었다.
엉터리 행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개발행위의 조건은 직경 15㎝이상의 나무(우량수종)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것이었다. 공무원은 조건에 해당하는 규모가 1000여그루 이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고작 144그루만 옮기게 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사업주가 모든 나무를 옮겨 심는 게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해 나온 규모가 144그루라"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늘어놓고 있다.이때문에 사업주는 시의 한심한 행정에 한 술 더 떠서, 군락지의 나무를 모조리 베어 내고 있다. 단 한 그루도 옮겨 심지 않았다. 이럴 수가?
기본적으로 화성시의 관리감독은 허술하기 짝이 없어, 주민과 환경단체의 신고를 받고 허둥지둥 움직였다.뒤늦게 현장에 나가, 허가조건을 지키지 않은 사업주의 위법 사실들을 확인했다. 허가 2주 만인 8월14일 공사 전면 중지의 행정조치가 시행됐다.
한편 사업주는 지난 주말에도 벌목현장에 중장비를 동원해 잘린 참나무 밑동을 마구 파헤치다가 환경단체와 주민들에게 걸렸다. 인천일보의 실태 고발 현장을 훼손한 것이다. 불법행위의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로 의심된다. 시의 공사 중지 행정조치를 어긴 것이다. 사업주는 "비피해가 우려돼 현장 정리작업을 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화성시는 이번 사건과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 또한 주민들에게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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