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여·야·정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오로지 인천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게 없다'는 협치(協治)의 시동이다. 인천 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당과 정의 구분도 무의미하다는 판단 아래 의기투합했다. 이런 모습은 일단 시민들에게 좋게 보이고, 지역 현안 해결에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별 일 아닌 것을 놓고 서로 '으르렁거렸던' 점을 감안할 때, 진일보했다는 평을 듣는다. 앞으로도 지역에 문제가 생기거나 협치를 벌여야 할 때는 아무 조건 없이 이렇게 모여 논의하는 상황을 연출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인천시와 지역 여야 국회의원이 그제 국회에서 '민선7기 첫 여야정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내년도 국비확보과 함께 난항을 겪는 지역 숙원사업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해 시 주요 간부, 여야 국회의원 12명이 참석했다. 여기서는 특히 박남춘 인천시정부-지역 국회의원 간 갈등을 일으켰던 현안들도 허심탄회하게 논의됐다고 한다. 갈등 해소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시는 인천지방국세청 신설 등 주요 현안사업 12건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시컨벤션 건립 등 15개 건의사항(1401억원)에 대해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여야 의원들도 각 지역 현안을 언급하며 인천시의 해결을 촉구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대의정치의 하나로 뽑은 선량들이 머리를 맞대는 일은 당연하다. 원만하게 각종 사업을 해결하려면, 시와 여야 국회의원들이 좀 더 관심을 기울여 힘을 한 데 모아야 한다. 여기에는 여야, 또는 당정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지역 발전을 논하는 자리에서 '내가 잘 났네, 네가 못 났네'를 따지는 일은 정말 볼썽사납다. 과거에는 그런 행태가 비일비재했지만, 이제는 탈피해 거듭나야 한다. 시민들이 갖가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모두 민감한 때에 서로 싸움만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가는 시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침은 물론 선출직의 '내일'도 기약할 수 없다. 유권자들의 의식 수준이 아주 높아져 그런 까닭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여야정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을 정례화해 지역 발전을 논의하고 현안 해결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