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많은 16일 '35도' 기록
학생 신음에 일부 단축수업
학교들도 "전기요금 공포"
산업·주택보다 단가 높아

 

"선생님, 에어컨 고장 난 거 아니에요?"

16일 오전 11시쯤, 인천 계양구 모 중학교 교무실로 학생이 들어와 투덜거렸다. 학교가 찜통처럼 덥다는 반 아이들을 대표해 반장이 항의차 교무실에 온 것이다. 담임 선생님 A씨는 "에어컨은 작동하고 있다"며 "부장 선생님이 단축 수업을 건의했다고 하니 좀 지켜보자"고 반장을 타일러 보냈다.

▲"작년엔 이렇지 않았는데…."

2017년 8월16일 인천 최고 기온은 25.4도, 2016년 8월16일 31.7도, 2015년 8월16일 30.7도, 하지만 이번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이달 16일은 35도를 넘어섰다.

광복절 다음 날인 16일은 학교 개학식이 몰린다. 다음 주에도 30도를 웃도는 날씨는 계속될 전망이다. 보통 8월 중순에만 접어들어도 더위가 한풀 꺾이던 게 올해는 얘기가 다르다.

이와는 상관없이 인천지역 초등학교 14곳, 중학교 91곳, 고등학교 108곳은 이미 방학을 마쳤다.

이미 개학한 학교 가운데 일부는 정상 수업이 힘들다고 판단해 단축 수업을 결정했다. 불로중학교는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단축 수업 중이다. 일찌감치 여름방학을 끝냈는데 기온은 떨어질 생각이 없어 내린 결정이다. 인제고도 8월3일 하루, 미추홀외고는 8월10일부터 13일까지 단축 수업을 진행했다.

▲전기요금 폭탄 공포, 학교도 마찬가지

폭염 속 개학 국면에서 가장 머리가 아픈 건 학교마다 있는 행정실장이다.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다 보니 전기료 하마인 에어컨 역시 이들 소관이다. 일선 현장에선 "학교 실내 기온은 행정실장 성향이 좌우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중학교 행정실장은 "이 더위에 학생들에게 쉼터가 될 수 있는 학교를 다들 꿈꾸지만 당장 현실은 곧 나올 전기요금 고지서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전력 인천본부에 따르면 폭염 전조를 보인 지난 6월 인천 교육용 전기 사용량은 2501만㎾h(킬로와트시)를 기록, 연중 6월에서 최고 사용량을 나타냈다. 7월, 8월 데이터는 현재 한전 측에서 취합 중이다. 2018년 여름 교육용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고치에 이를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할인 폭 낮은 교육용 전기

2017년 6~8월 기준 인천지역 교육용 전기 1㎾h당 평균 판매단가는 125.1원이다. 산업용(121.6원), 주택용(117.6원)보다 높다. 이 기간 지역 전체 교육용 전기 사용량은 8323만㎾h로 요금으로 따지면 104억1273만원 정도 된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