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이후 매주 토요일
65세 이상 어르신들 식사 대접
"회원들 적극적 참여가 원동력"

'손잡고 올라갔기에 따스했나/외줄타기로 살아가기엔/길이 너무 멀어/돌담이 험하면 어떠하리/너와 나 가슴 부비며 가면/ 멀지도 않아/홀로 서기엔 힘이 모자라/손잡아 당겨 끌어안아 보자/우린 담쟁이니까'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활동 중인 한희옥 시인의 '담쟁이 사랑'의 한 대목이다.

9년째 매주 토요일 대야종합사회복지관 지하식당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시인의 표현처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나몰라라 하지 않고 손잡아 당겨 끌어안고 따뜻한 국수 한 사발을 무료로 제공하는 시흥시의 '담쟁이' 봉사단체가 화제다.

담쟁이의 공식 명칭은 '담쟁이 국수봉사단'으로 지난 2010년 3월에 '지역의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끼 식사를 나누자'는 취지에 공감하는 지역의 시민들이 참여해 설립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 대야종합사회복지관 지하식당은 8월 둘째 주 봉사를 위해 정식 회원들과 일일봉사자 등 40여명의 담쟁이 식구들이 360인분의 식사 준비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6년째 담쟁이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신부식(63) 박사는 "이곳에 와서 이 일을 하다보면 어르신들에게 내가 무엇을 주고 있다는 생각보다 그 분들 때문에 내 마음이 힐링이 된다"며 "오히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심경을 전했다.

담쟁이봉사단이 실시하는 무료급식에 다녀간 어르신은 창립 첫 해인 2010년 7826명을 시작으로, 2011년 6375명, 2015년 1만1684명, 2017년 1만2956명, 2018년 7월 말 현재 1만556명 등 9년 동안 총 9만1286명에 달한다.

9년 동안 매주 적게는 120여명에서 많게는 400명 남짓의 지역 어르신들에게 온기와 정성이 담긴 국수 한 그릇을 대접했다.

현재 담쟁이를 이끌고 있는 김연수(54) 회장은 "대구에 직장을 둔 한 회원은 봉사를 위해 매주 올라온다"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담쟁이를 지탱하는 원천"이라고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김 회장은 이어 "국수봉사에 써 달라"며 "지역의 독지가들-기보스틸 최승옥 회장과 신라김치 윤주용 사장 등이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