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의 시선은 컷! 나만의 스타일 콜!
▲ 댓츠아모르의 최현주씨가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

 

▲ 살롱 드 연양네의 연희숙씨가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

 

▲ 바이엠 헤어스튜디오의 이형규씨가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

 

▲ '댓츠 아모르' 전경.

 

▲ '살롱 드 연양네' 전경.

 

▲ '바이엠 헤어스튜디오' 전경.


싹둑! 머리를 자르던 미용실이 변화를 감행했다. 머리를 자르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미용실이 '1인 미용실'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가지고 변화하고 있다.

'가심비'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그와 발맞춰 생겨나기 시작한 1인 미용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나에게 맞는 헤어스타일을 찾아주는 이곳. 비록 가성비가 안 좋을 수도 있지만, 마음의 만족을 추구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 사람들의 복작거림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와 함께 미용사와 손님 간의 대화만 오고 갈 뿐이었다.

"기존 미용실에 가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불편하고 어색한데, 이곳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남의 눈치를 받지 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해서 머리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1인 미용실 6년 단골인 정동인(29)씨는 오늘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머리를 자르러 왔다.


머리하다 책도 보는 단골들의 아지트
#손님이 만들어가는 '미용 공간'
'그게 사랑이야'라는 의미를 가진 이 가게는 지난해 9월, 10여년 경력을 가진 최현주(31)씨가 개업을 했다. 이곳은 SNS 감성을 자극하는 앤티크 인테리어와 젊은 감각으로 '단골'들을 확보하고 있다.

원래는 커피 로스팅을 하던 장소였던 이곳은 최현주씨의 손길로 재탄생했다. 모든 공간을 일일이 자기 손으로 꾸민 그는 대리석을 조각조각 자르며,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문을 열고, 웃으며 들어올 손님들을 생각하며 1달 동안 셀프 인테리어를 했다. 그 결과 최현주씨의 감성과 취향이 그대로 녹아든 아기자기한 공간이 마련됐다.

그의 노력을 아는 것인지 오는 사람들마다 이 공간을 편하게 이용하고, 다시 한 번 찾아온다고 한다. 어느새 이곳은 단골들의 '아지트'가 돼버렸다. 이곳에서는 손님들이 머리를 하다가, 의자에 잠시 앉아서 책을 읽고, 냉장고에서 주전부리를 꺼내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한다. 단골이 친구에게, 가족에게 연인에게 소개를 시켜주면서 점점 늘어나는 손님들에 그는 그저 "이 먼 곳까지 찾아 와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공간 자체가 주는 힘은 크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머리를 한 손님들은 웃는 얼굴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특히 머리가 마음에 안들어 항의를 하기 보다는 대화를 통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한다. 비로소 손님과 미용사가 함께 고민을 해 머리를 어떻게 소생시킬지 길을 찾게 된다.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이런 과정이 즐겁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만큼 미용사와 이 공간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위치: 인천 중구 신포로39번길 23 103호 민트색가게


가게 문 열면 이국적 소품에 눈길 확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인천 신포에 꼭꼭 숨어 있는 1인 미용실이 있다. 아는 사람만 올 수 있다는 '살롱 드 연양네'. 가게 초입부터 안까지,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이 미용실이라는 힌트들이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가게 유리에 그려져 있는 드라이기 일러스트, 간판 오른쪽 맨 끝 하단에 조그맣게 적혀있는 상호명 등 이곳이 머리를 하는 곳이라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이국적인 소품들이 눈에 띈다. 다양한 잡화들이 손님을 먼저 마중 나온다. 살롱 드 연양네는 현재 잡화점과 함께 1인 미용실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 가게 안쪽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만 비로소 보이는 '경대' 미용실이 틀림없다는 증거다.

이곳을 운영하는 연희숙(48)씨는 연남동에서 1인 미용실을 운영하다가 2년 전 신포동으로 넘어왔다. 그가 신포를 찾은 이유는 중학교 3학년 시절 꿈꿔왔던 가게를 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의 미용실은 '미니멀 라이프'를 보는 듯 했다. 미용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만 딱 준비가 돼 있었다. 미용의자 하나와 손님이 머리하는 것을 볼 수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거울 2개, 머리를 말릴 수 있는 드라이기 1개, 그리고 머리를 자를 수 있는 가위 몇 개와 빚 등 최소한의 물건만 있었다.

그는 1인 미용실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정성을 듬뿍 들일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야 되기 때문에 힘든 점도 있다고 한다. 머리만 자르던 그에게 가게 운영이라는 것은 어렵기만 했다. 하지만 20여년 동안 계속 그를 찾아와주는 이들 때문에 그는 이 일을 손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위치: 인천 중구 신포로27번길 94


콤플렉스 No! 남 눈치 안보고 편하게
# '남자 머리'는 누구보다 자신 있어요
경쾌한 풍경소리와 함께 미용실로 들어오는 이들이 대부분 '남성'이었다. 이형규(31)씨가 운영하는 '바이엠 헤어스튜디오'의 손님 80%는 남성이라고 한다. 특히 그가 제일 자신 있는 것은 '남성 컷트'.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자신의 머리를 왁스로 손질하면서 '미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미용사의 꿈을 꿔온 그는 결국 미용사가 된다. 꿈을 정한 이후부터 그의 장래희망 칸에는 늘 미용사가 쓰여 있었다고 한다. 5~6번의 미용실들을 거치면서 경력을 쌓은 그는 작년 3월1일 '바이엠 헤어스튜디오'를 개업하게 된다.
그가 자신만의 미용실을 개업한 이유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시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미용실은 100%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와서 머리를 할 수 있다. 특히 그 예약된 시간은 온전히 그 사람만을 위한 시간이 되기 때문에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다는 것이 1인 미용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머리를 하다보면, 의자에 앉아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손님의 눈치를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아니면 모발에 콤플렉스가 있어 미용실 가기가 꺼려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곳은 남의 눈치를 안보고 편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1인 미용실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고 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헤어스타일을 고민하고, 실습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형규씨는 매주 일요일마다 수도권에서 1인 미용실을 운영하는 미용사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며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있다.

위치: 인천 부평구 안남로 69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개성 찾는 현대인 위한 공간-1인 미용실
1인 미용실은 말 그대로 한 번에 한 명의 손님만 받는 미용실이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5명 정도의 손님만 받으면 일을 마칠 시간이 되는 1인 미용실. 이곳은 100% 예약제이기 때문에 미용사가 대기하는 다른 손님에게 신경 쓸 필요 없이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있다. 또 손님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자신이 원하는 머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1인 미용실에는 거울을 지탱하는 지지대에 서랍을 갖추어 화장이나 미용도구 등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든 '경대'라고 불리는 가구를 갖추고 있다. 요즘, 삶의 질이 올라가면서 문화를 즐기며 자신을 꾸미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덕분에 현대인들은 자기만의 개성을 찾는데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1인 숍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미용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