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청년들의 창업에 활용하는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이 용두사미격으로 흐르고 있다고 한다. 전통시장의 상권을 살리고 청년 취업률을 높이자는 취지지만 지속가능성을 결여하고 있어서다. 창업 지원금이 지원되는 기간이 종료하면 청년상인들은 생존에 어려움을 겪다가는 종국에는 다시 빈 가게로 돌아가는 패턴이 다반사다. 홀로서기에 나선 청년점포들이 1∼2년 새 하나둘 경영난에 지쳐 폐점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면 또 한번의 좌절만 안겨주는 셈이 된다.

인천지역의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으로 남아있는 청년점포는 모두 29곳이다. 이 중 현재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서구 강남시장 10곳과 동구 중앙시장 9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41곳이 입점해 있던 부평시장의 경우 현재 약 75% 가량이 줄어들어 현재 10곳만 남아있다. 중앙시장 역시 청년상인이 처음 들어선 2015년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점포는 단 1곳에 불과하다. 2015년 용현시장에 생긴 청년점포 10곳은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9곳이 문을 닫았다. 서구 가좌시장에 들어선 청년점포 9곳도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모두 문을 닫았다고 한다.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지원금이 끊기면 생계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1층에서 모든 걸 해결하지 2층까지 올라오지 않는 습성도 청년점포의 고사에 한몫하고 있다.

이때문에 비슷한 취지로 시작된 청년몰 조성사업도 청년점포의 전철을 밟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년몰은 한 공간에 청년점포를 몰아넣은 몰(Mall)형태를 말한다. 지난 달 말 신포국제시장에 들어선 '눈꽃마을 청년몰'은 일단 개점 초기의 활성화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지원과 청년상인들의 상권 살리기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야만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보여주기식 처방만으로는 안된다. 행정관청의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정책들은 늘 현실성이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하기가 쉽다. 이제라도 양적인 실적 올리기를 지양하고 지속가능성을 맨 앞에 두는 내실있는 청년지원 사업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