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멀쩡한 인천공항 KTX를 폐지하려는 기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말도 안되는 이유와 명분까지 만들어 가면서 여론을 호도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철도 등 편리한 교통망의 확충은 정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새로운 수요에 부응해 이를 늘려 나가도 시원치 않을 판에 굳이 폐지하려는 것은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는 처사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인천공항 KTX의 운행을 부활시켜야 마땅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20일 코레일로부터 '철도 사업계획서 변경 인가 신청서'를 제출받아 인천공항 KTX 운행 노선 폐지 여부를 현재 검토 중이다. 코레일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차량 정비 등을 이유로 들어 차량 운행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인천공항 KTX는 2014년 6월 개통됐다. 3000억원 이상의 돈을 들여 경의선과 인천공항철도를 연결한 것이다. 이 노선에는 그간 하루 평균 22회(경부 12회· 호남 4회·경전 2회·동해 2회·전라 2회)를 운행해 왔다. 코레일은 이들 열차에 평균 22.9%만 채운 채 운행돼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운행 횟수가 너무 뜸해 그만큼 열차 이용이 쉽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열차를 이용해 온 지역민들은 운행 폐지는 어불성설이라는 여론이다. 내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는 광주시는 운행 중단이 대회 성공 개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또한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지역차별 논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노선의 폐지를 반대하는 지방 한 수출기업 대표의 목소리는 그 울림이 크다. "이 노선의 운행이 중단된 지난 3개월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광명역에 내려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로 환승하거나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놓고도 대구까지 오는 환승방법을 설명하면 고개를 젓는다고 했다. 한해 7000만명이 이용하는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공항은 서울 사람들만의 공항이 아니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 주민들을 외면하는 처사다. 그렇게 되면 전국 곳곳에서 제2, 제3의 신공항 건설 요구가 터져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