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인천 시정부가 행사·의전 간소화에 본격 나선다고 한다. 권위주의적 행정에서 탈피하고 허례허식을 버리기 위함이다.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다. 주민들의, 주민들에 의한, 주민들의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20여 년을 넘었지만 지방행정은 여전히 구각을 탈피하지 못해 왔다. 과거 관치주의적 습성 또는 관료제의 폐단 등으로 권위주의나 겉치레의 거품 행정이 여전하다. 이는 오직 시민들을 받들겠다는 자치행정의 모습이 아니다. 의전이 과도하게 되면 시민들이 배제되기가 쉽다.

박남춘 인천시장의 취임 일성은 "특권을 내려놓겠다"였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우선 각종 행사에서 과도한 의전을 없애고 시민참여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행사 및 의전 간소화 추진계획'을 마련해 전 부서에 전달했다고 한다. 추진계획은 각종 행사에서 지정 좌석이나 내빈 소개 등 보여주기식 의전 관행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 앞으로 인천에서는 행정기관 주관의 모든 행사에서 자율 좌석제가 운영된다. 행사장에서 직원들이 줄을 서서 영접하거나 내빈은 미리 비워둔 좌석에 앉고 시민들은 서 있는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초청장을 없애 시민들이 자유롭게 행사에 참석하고 앞줄부터 앉도록 할 계획이다.

내빈 소개나 축사도 간소화된다. 지금까지 행정기관들의 행사에서는 초청 인사를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 축사나 격려사 등은 정부 기념행사 등에 한해 3명 이내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화환과 내빈들에게만 달아주는 꽃사지 사용도 자제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함께 행사 자체의 규모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과도한 행사는 예산 낭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비슷비슷한 행사들은 통폐합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관례적이고 형식적인 회의들도 효율적으로 바꿔 나간다고 한다. 이 역시 개선이 시급한 문제다. 주말에 출근해 일하는 공무원들의 업무 대부분이 회의 준비라지 않는가.

이같은 변화는 앞으로 민간 분야에도 파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와 의전의 간소화는 하나의 출발이다. 인천의 자치행정 전반에서 거품들을 걷어내고 오직 실(實)만을 쫓아가는 기풍이 파급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