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항만 이용한 남북교류 중심으로
사람·물류 교통창구 강조 … 서해안 도로·철길 연결 필요성 제기도

6·13 지방선거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남북 문제를 놓고 각 정당의 인천시장 후보들은 남북 교류를 통한 인천 발전을 염두에 뒀다.

다만 비핵화라는 전제 조건을 달며 오는 6월12일 북미회담의 결과가 지방선거에서 어떤 표심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정의당 김응호 후보는 주요 5대 공약 중 하나로 남북 문제를 통한 인천 발전에 주목했다. 자유한국당 유정복,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는 비핵화라는 전제 조건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강조했다.

인천일보는 각 정당 인천시장 후보들에게 인천 현안 두 번째 질문으로 '남북정상회담 주요 의제'에 대한 여러 의견을 물었다.

자칫 '인천 패싱'으로까지 우려될 한반도 철도 연결 문제에 박 후보는 "인천은 바다와 하늘, 땅이 모두 열려 있어 북한과의 교류가 가장 활성화될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인천은 어느 도시보다 남북 평화협력의 중심지가 될 수 있고 또 돼야 한다"고 여겼다.

인천 패싱이 아닌 철길 연결을 통한 한반도 교통 창구로 인천을 지목한 설명이다.

유 후보는 "남북 접경지역인 인천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고,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 창출을 통한 남북경제공동체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며 "영종~강화 간 도로 건설을 통해 서해안권 육상교통망을 확충하고, 장기적으로 인천~개성~해주를 잇는 사람과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유 후보 역시 인천의 한반도 사통팔달에 방점을 뒀다.

문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끌어낸 점은 높게 평가한다"며 "철도 등 남북협력사업이 동해축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이유는 북한의 안보문제가 일차적이다. 서해쪽 사업을 소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북 교류에 앞서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문 후보의 구상이다.

김 후보는 "남북 교류에 인천은 다른 도시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인천의 경우 공항과 항만, 그리고 도로를 이용한 남북 교류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철길 외에 한반도를 연결할 여러 방안이 인천에 존재한다는 게 김 후보의 답변이다.

6월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여러 정황이 북미정상회담 추진에 낙관론을 가져다주지만, 비핵화와 체제 보장 등이 얽히고설킨 북한과 미국이 사안을 슬기롭게 풀어갈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인천은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한 효과를 어느 지역보다 크게 얻을 수 있는 지역"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기대했다. 유 후보는 "북한의 비핵화가 확실하게 이뤄지고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여겼다. 문 후보는 "북미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비핵화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 후보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망은 희망으로 기대한다. 어렵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로 풀어나가는 원칙만 갖고 있다면 희망적이다"고 언급했다.

북미정상회담의 파고가 지나간 한반도에서 인천의 역할은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전략회의에서 남북 경협의 필요성을 말하며 남북 교류의 속도가 빨라질 것임을 예고했다.

남북의 해빙 무드 속 인천이 설 자리와 나아갈 방향에 박 후보는 "평화와 경제협력을 통해 서해바다와 서해5도를 평화의 바다, 평화의 섬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고, 유 후보는 "인천에는 실향민과 그 자녀들이 대략 70만명 살고 있다"며 "인천은 강화도와 서해5도가 북한과 접해 있어 평화를 위협받는 접경지역이면서 동시에 서해평화시대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도시"라고 분석했다.

문 후보는 "강화교동 평화산업단지와 통일경제특구 지정 추진으로 인천을 거점으로 하는 육·해·공 남북물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을, 김 후보는 "인천은 남포와 해주, 개성 등 북측 지자체와 교류사업을 벌여야 하고, 해주경제특구 추진과 남북 물류네트워크 거점 육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주영·신상학·이순민·곽안나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