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건 경기개성공단협동조합이사장
"개성공단 재가동을 기다리는 개성공단 철수 기업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한 줄기 희망의 빛과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지켜 본 이희건(66)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이사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온 국민의 염원인 남과 북의 평화와 2010년 5·24 조치 후 줄곧 경색돼 온 남북 경제교류 협력에 새로운 시작의 모멘텀이 구축되길 희망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이사장은 "2016년 2월 정부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뒤 입주 기업들은 극심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입주 기업들은 향후 안정적인 경제협력 재개를 통한 경영안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성공적인 회담 결과가 도출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개성공단에서 남녀 속옷을 주로 생산하는 '나인JIT' 공장을 운영하면서 남측의 관리·지원인력 10명과 북측 근로자 약 600명을 고용했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 전 50억원 상당의 주문을 받았지만 공단 폐쇄로 완제품과 원·부자재 88t을 챙기지도 못하고 그대로 나와야 했다.

이 이사장은 "공단 폐쇄 후 입주 기업들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했던 문제는 바이어들과의 약속이었다"며 "이를 지키기 위해 기업 대표와 직원들이 지난해까지 밤낮없이 고군분투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바이어와 납품 약속을 지키지 못해 20억원이 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공단 입주 기업들이 모두 제조업체라 우리가 겪는 경영위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라며 "기업들이 나름대로 대출을 받고, 정부 등에서 지원을 받아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만 한계가 있어 궁극적으로는 공단 재개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된다면 개성공단 문제는 자연스레 풀릴 것"이라며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각 기업이 스스로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재경 기자 hj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