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부개동 설립요구 매번 '불가' 통보 … 초·중 통합 제안도 "어렵다"
2006년 9월 인천 부평구 일신동에 금마초가 문을 열 때 학부모들은 의아했다. 지난 몇 년간 일신동과 부개1동에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던 마당에 초등학교만 더 들어선 것이다. 일대 초등학교가 3곳에서 4곳으로 늘 동안 중학교는 1곳도 마련되지 않았다. "초등학교는 되면서, 중학교는 왜 안 되느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이후 10년이 넘도록 상황은 제자리걸음이다.
▲10여년째 중학교 요구 … 답변은 늘 '불가'
사실 일신·부개 지역에 중학교를 지어야 한다는 주민 목소리는 1990년 말부터 있었다. 갓 초등학교를 졸업한 중학생들이 경인선, 경인로를 거쳐 부평 도심까지 통학하는 고통이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불만들이다.
실제 가칭 '일신중학교'가 심도 깊게 논의된 것도 이 때문이다. 부평구 등에 따르면 인천시교육청은 관련 민원을 접수받고 2003년 11월 일신중학교 설립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9년 뒤 2012년 12월 일신중학교 설립 계획 폐지가 결정된다. 서울외곽순환도로가 근처에 있고, 저출산으로 부평 내 중학교 여유 교실이 과다 발생하고 있다는 등이 이유였다.
2016년 12월엔 일신·부개는 물론 구산동 주민 1690명은 "원거리 통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학교 신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부평구의회에 제출했다. 부개1동, 일신동, 구산동 지역은 부평구 제5학교군에 해당한다.
청원서는 구의회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그리고 다음 해 2월, 교육부와 시교육청은 앞선 일신중학교 설립 계획 폐지 이유와 비슷한 내용을 들어 설립 불가를 통보한다.
▲"청라처럼 초중통합을" "신중 기해야"
부평 지역 정치권은 일신·부개 초등학교 4곳을 활용해 중학교를 신설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초등학생 수가 줄고 있으니 이들 학교 중 한 곳을 중학교로 전환하는 학군 재배치가 그 첫 번째다.
최근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한 학교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말 시교육청이 인천에선 처음으로 초중통합학교를 청라국제도시에 추진하기로 한 걸 일신·부개 지역에서도 시도하자는 주장이다.
이익성 부평구의원은 지난달 시 교육청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두 가지를 요구했지만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 의원은 "초등학교를 중학교로 전환하는 학군 재배치는 현재 학교총량제 등으로 학교 신설이 제한되고 있어 안 되고, 청라와 같은 초중통합학교는 원도심은 여건이 달라 힘들다는 게 시 교육청 입장"이라며 "결과적으론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청라 초중통합학교는 초등학교, 중학교 예정 부지를 합쳐 가능했고 또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사안이라 다른 지역 도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당장 부평구 제5학교군에 중학교를 신설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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