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곤 본보 백령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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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서해 최북단 백령도 주민들은 아주 곤궁한 삶을 살았다. 계속되는 북한의 사격 훈련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NLL 지역이 바로 백령도다. 피·아 실사격 훈련은 주민들의 혼까지 빼앗을 정도일 뿐만 아니라 꿈속에서도 매일 매일 전장의 공포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 지속될 때 주민들은 대피소를 수십번씩 드나들며 공포의 헛웃음을 낼 정도로 정신이 혼미한 나날을 보냈다. 주민들은 그 와중에 정기여객선의 비정상적 운행으로 육지를 왕래하는 이동권마저 보장을 받지 못했다. 인천에 한번 출타하면 승선권이 모자란다, 일기가 좋지 않다 등 갖가지 이유로 삼사일을 연안부두 낯선 여관에서 몇천원짜리 백반을 사먹으면서도 주민들은 좋은 날을 기대하며 살았다.

요즈음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은 이곳 백령도 주민들에겐 아주 큰 의미를 지닌다. 백령도의 삶은 남북관계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첫째는 정신적인 안정의 문제다. 주민들은 하루를 살아도 전쟁이나 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그 기본조건이 평화로운 남북관계 조성이다. 그 다음은 경제의 활성화이다.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선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과 기타 방문 인원 수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지역경제가 파탄에 빠지게 된다. 수년을 통해 경험한 사실이다. 그 외 여객선 운항 시간에도 영향을 미친다. 10여 년전 노무현 정부 때 항로를 약간 조정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백령에서 출발해 3시간30분만에 인천에 도착하던 시절이었다.

지금부터라도 남북의 평화무드가 이곳 평화의 섬 백령도에 찾아든다면, 주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온 국민에게 아름다운 백령도 모습을 선물할 수 있으리라. 또한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철조망과 방어용 콘크리트 옹벽이 사라지는 가슴 시원한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백령도를 평화의 섬으로 정착시키려는 여러 시도가 있었고 앞으로도 있으리라 믿는다. 그중에서 백령도에 광물 1차가공소를 설립, 북한광물을 직수입해 가공반출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유휴 농지가 수십만평 확보된 곳을 이용하면 가치 있는 사업으로 될 것으로 믿는다. 물론 북한의 핵 폐기와 유엔의 대북제재가 폐지돼야 이루어 질 수 있는 희망사항이다.

남북 화해의 장이 백령도에서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남북경협의 장도 백령도에서 많이 이루어져 북한을 고향에 두고 갈 날을 간절히 기다리는 실향민 가슴에 작은 위안이라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창올림픽으로 인한 남북관계 훈풍이 불어오길 동토의 땅 백령도에서 두 손 모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