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흥우 인천경실련 공동대표
2017년 12월27일은 인천항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1974년 우리나라 최초로 인천항 내항에 컨테이너 터미널이 개장되고서 43년 만에 컨테이너 300만 TEU를 달성한 날이다. 우리나라 2번째로 기록되는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이다.
2015년 6월1일 인천신항에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부분 개장하였을 당시에도 배후부지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음은 물론 다른 업무지원 시설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현재까지도 배후부지는 조성되어 있지 않아 인천신항에서 내려진 수입 컨테이너 화물이 보세장치장을 이용할 경우 남항에 있는 장치장까지 거리 8㎞를 추가 셔틀운송을 하여 오가고 있다. 인천신항 완전 개장도 2017년도에 이루어졌다. 또한 인천신항 진입도로도 교량인 아닌 가교로 건설되어 교통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항 컨테이너물동량 300만 TEU 처리실적은 대단하다는 표현밖에는 할 수가 없다. 중앙정부의 홀대와 무관심 속에서 이루어낸 값진 성과이다.

중앙정부의 배후부지 조성 재정지원은 광양항 100%, 부산항 및 평택·당진항 50%인 반면 인천항은 고작 25%밖에 되지 않는다. 타 항만에 비하여 적은 재정지원은 배후부지 조성원가가 높아져 다른 항만에 비하여 배후부지 임대료가 당연히 높다. 과거 수입화물이 부두와 CY에서 5일간 장치기간 후 일반보세장치장으로 입고하여 통관되었던 관세통관 규정이 부두 또는 CY에서 직접 통관할 수 있는 직통관제로 변경되었다. 따라서 충분한 야적장과 CY 부지가 확보돼야 함에도 지금까지도 부족한 상황이다.

수도권정비법으로 인하여 인천항 배후부지 내 제조업은 들어설 수 없다. 경쟁력 있는 물류배후 단지도 부족하여 화주 물류 기업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항 컨테이너 300만 TEU 달성이라는 뜻 깊은 기념식에서도 인천항 가족들은 해수부 장관을 볼 수 없었다. 반면에 해수부 차관 축사 때는 인천시장을 부산시장이라는 호칭을 들어야만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그러나 인천항은 과거 컨테이너 처리실적 112만 TEU의 항만시설을 갖고 200만 TEU 이상의 컨테이너를 처리한 저력을 지니고 있다.

2018년은 인천항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아닌가 싶다. 부족하고 미흡한 인천항의 인프라를 조기에 마련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고 본다. 업무지원시설 마련을 위한 인천신항의 1단계 1구역 배후부지 조기 준공, 도로교통량 분산을 위한 인천신항 철도인입선 도입 정책 반영, 인천신항 주위 도로 체증을 방지하기 위한 제2순환고속도로 중 인천~안산간 조기착공, 아암물류 배후단지 내 교통 흐름 개선을 위한 아암 지하차도 재정 확보 및 조기 착공,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 확보와 고용창출, 경제 유발효과를 위한 중고자동차 클러스터 정책 조기 반영, 인천항만공사 재정 건전화를 위한 북인천 복합단지 조기 매각과 부산항 중심의 항만정책에서 벗어나 전국 항만 도시들이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항만산업 균형발전 특별법 조기 제정 등 인천항의 난제들을 조속히 해결하여야 한다.

인천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100만 TEU에서 200만 TEU까지는 8년, 200만 TEU에서 300만 TEU까지는 4년 걸렸다. 향후 인천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빠른 시일 내에 400만 TEU를 달성해 세계적인 컨테이너 항만으로 진입하여 인천항이 명실상부한 벌크항만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항만으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인천항이 인천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까지도 견인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인천항 관련 업무 종사자, 인천시민, 인천항만공사, 인천지방해양항만청, 인천시와 여야 정치권 모두 합심하여 모든 난관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